리츠 관리, 타지역과 협업…'사업영토' 넓히는 도시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수도권 주요 도시공사가 사업 영역 확장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가용 토지가 줄어들고 땅값도 치솟으면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을 활용하거나 소속 지방자치단체 소재지를 넘어선 신규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H는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른 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 승인을 받았다. 연내 본인가를 승인받고 부동산투자회사(리츠) AMC 업무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AMC 인가를 받으면 투자 대상 선정부터 리츠 설립 및 영업인가, 자금 조달, 부동산 매입·관리·처분·청산 등 일련의 과정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GH가 리츠 관리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은 수도권 3기 신도시에서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예정하고 있어서다.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분 70~80%를 갖고, GH가 20%가량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정부는 지방공사 지분율을 30~40%로 확대해 빠른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GH 관계자는 “임대주택 공급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자체 자본금으로 감당하기엔 한계가 생겼다”며 “리츠를 활용해 부채 비율 부담을 줄이면서 다양한 공간 복지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용 토지가 거의 없어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도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및 다른 지자체와 협력해 ‘지방-상생 주택 모델’인 골드시티를 추진 중이다. 은퇴한 중장년층을 위해 지방에 주거, 여가, 문화, 일자리 등 생활 인프라를 조성하고, 그 사람이 살던 기존 주택은 저렴하게 다시 공급하는 사업이다. 최근 강원도와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삼척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춘천시 등을 포함해 전국 여러 곳에서 골드시티 관련 제안이 오가고 있다고 SH공사는 설명했다.

서울 한복판에 50만㎡ 규모로 추진되는 도시개발사업인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코레일과 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건물과 최대 용적률 1700%를 적용해 수직 도시(콤팩트시티)를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SH공사는 향후 일부 사업지는 매각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임대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H공사는 또 서울링, 서울항, 리버버스 등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지분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