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앱이야, 데이팅앱이야?…'3초' 만에 알바 구한 비결 [인터뷰]
단기알바 구인·구직 플랫폼 '급구'가 단 3초 만에 아르바이트생과 사업주를 '매칭'한 신기록을 세운 건 2017년이다. 국내 최초로 구인자와 구직자를 큐레이팅하는 서비스로 낸 성과였다.

급구는 구인 공고를 '올리는' 개념이 아니다. 알바생을 채용하려는 사업주가 구인 의사를 시스템에 '등록'하면 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사업주에게 적합한 지원자를 추천하고 구직자에겐 알맞은 사업장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매칭한다. 데이팅앱과 유사한 구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운영사인 니더는 급구 서비스를 '3세대 채용 플랫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벼룩시장·교차로 같은 1세대, 알바몬·알바천국 등 잡보드 형태로 채용 공고를 올리는 2세대를 넘어 데이터에 기반한 매칭알고리즘으로 채용 전 과정을 관리하는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현식 니더 대표가 지난 29일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니더 제공
신현식 니더 대표가 지난 29일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니더 제공
이러한 강점을 활용해 니더는 정규직 채용시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플랫폼 업계가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단기 일자리 시장을 공략했다.

신현식 니더 대표(사진)는 지난달 2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자영업자들은 고정 인건비를 줄이면서 필요할 때 인력을 채용하고, 알바생이나 경력 단절 주부의 경우 원할 때 단기간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 생각했다"며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도 단기 알바, 긱워커들을 위한 플랫폼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급구를 통해 오간 임금거래액은 지난 한 해 동안 300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 기반이 되는 임금거래액은 가파르게 늘었다. 알바 회원은 90만명에 이른다.

여타 채용 플랫폼과 다른 점은 데이터다. 사업주는 알바생 이력을 토대로 지원서를 추천받는다. 예컨대 편의점주에게는 편의점 근무 경력이 있는 지원자 이력서가 추천된다. 알바생의 과거 근태 기록도 확인 가능하다.
박성민 니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29일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니더 제공
박성민 니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29일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니더 제공
알바생 역시 자신에게 맞는 사업장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이력과 포트폴리오, 근로 성향, 거주지뿐 아니라 원하는 급여 조건, 근무시간 등을 토대로 알바생을 채용 중인 적합한 사업장을 추천받는 것이다.

박성민 니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존 채용 플랫폼의 문제는 이력을 100% 신뢰할 수 없었다는 것"이라면서 "급구는 수집한 기존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하기 때문에 알바생 입장에선 경력을 근거 삼아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고 사업주도 인증된 이력을 가진 적합한 알바생을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구는 주로 편의점이나 외식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서빙, 설거지, 주방보조 등의 업무에서 단기알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이색 알바도 적지 않다. 호텔 행사장에서 명찰을 나눠주는 인력이나 미술학원 보조, 축구교실 코치 등 단기 알바가 필요한 사업주들이 급구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지역 인력사무소들이 오히려 급구를 통해 인원을 모집하기도 한다.
니더가 운영하는 단기알바 채용 애플리케이션 '급구'에서 지원자 이력서를 확인하면 볼 수 있는 예시 화면. 사진=니더 제공
니더가 운영하는 단기알바 채용 애플리케이션 '급구'에서 지원자 이력서를 확인하면 볼 수 있는 예시 화면. 사진=니더 제공
급구는 단기 알바 채용시장을 계속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용부터 구직자 관리까지 가능한 '급구톡'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급구톡은 기존 급구 서비스에 AI 챗봇 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다. 급구 사용자라면 모바일과 PC를 이용해 급구톡으로 몇 초 만에 채용 공고를 작성·게시할 수 있다. 업무 내용과 주소지, 근무시간 등을 입력하면 해당 업무 평균 시급을 제안해 공고를 등록한다. 등록 즉시 지원자를 매칭한다. 급구톡을 이용해 지원자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며 채용 이후에는 모바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김지연 니더 마케팅 팀장은 "연령대가 높은 사업주들은 급구 앱을 설치하는 것부터 어려워하고 설치를 해도 UI(사용자환경)에 대한 이해가 적어 급하게 알바를 구할 땐 이런 과정을 거칠 시간이 없다"며 "언제나 원할 때 쉽게 채용 공고를 등록하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채용을 확정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급구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GS25, CU, 야놀자, 에버랜드, 올리브영, 쿠팡로지스틱스, 카카오모빌리티, 탐앤탐스, 서브웨이 등의 국내 주요 브랜드들도 급구를 이용해 채용을 진행했다.

신 대표는 "알바 매칭 시장은 점차 외주·파견 형태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 채용이나 단기 채용에 대한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임금 지급, 세무, 노무 관련 사항은 외주화 형태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는데 매칭·대행이 모두 가능한 서비스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