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규제 완화 어려워져…관망 길어질 듯"
“정부에서 추진하는 재건축 세금 등 각종 규제 완화책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집값 반등 시기도 좀 더 늦어질 거라고 봐요.”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사진)은 지난 10일 치러진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심 소장은 “야당의 압도적 승리로 매수 관망세는 조금 더 길어지고 당분간 새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과 부동산R114 이사를 거쳐 영산대와 성결대 교수로 재직했다. 2020년부터 부동산 중개 플랫폼 우대빵부동산의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심 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아주 최악은 아니라고 했다. 시장 지표 중 좋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도 적지 않아서다. 대표적인 게 아파트 거래량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일 기준 3300여 건으로, 신고 기한이 이달 말이어서 40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거래량이 320건에 달하는 등 대단지가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심 소장은 “대단지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반등 흐름이 강남3구에서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소장은 최근 특례대출 등을 통해 전세에서 매매로, 좁은 아파트에서 큰 주택형으로 옮기는 ‘갈아타기’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월 시작된 신생아 특례대출 등이 거래 증가와 가격 반등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지방 수요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특이점이라고 했다. 그는 “자녀에게 상속이나 증여를 하기 위해 주말에 버스 대절로 상경해 매매하고 돌아가는 아파트 쇼핑족이 적지 않다”고 했다.

향후 시장 최대 변수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꼽았다. 심 소장은 미국 금리 인하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도 회복세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는 게 국내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이 서울 아파트를 사기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하는 수요자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