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암 환자에게 맞춤치료 정보를 제공하는 암오케이(I’M OK)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각종 검사지 해석을 돕고 임상시험 정보도 제공하죠. 항암치료 후 건강관리를 돕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김태원 디앤라이프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인 그는 2022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암 환자를 돕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 암오케이는 첫 서비스다.

서울아산병원은 연간 암 환자 110만 명이 찾는 국내 최대 병원이다. 연간 암 수술은 2만2839건 이뤄진다. 대장암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그는 “환자는 의사가 자세히 설명하길 원하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암오케이는 ‘3분 진료’의 한계를 보완해준다. 환자가 결과지나 진단서를 입력하면 인공지능(AI)으로 키워드를 뽑아 암종과 병기, 유전자 변이 등을 알려준다. 전체 진료 여정에서 환자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암 치료 내비게이션이다.

암 치료법은 빠르게 바뀌고 또 다양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2016~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항암제 207개 중 기존 표준치료를 대체한 것은 14%”라며 “암 치료·진단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2022년 미국 암치료 가이드라인(NCCN)은 비소세포폐암 세 차례, 전립선암은 네 차례 개정판이 나왔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혈액으로 암유전자를 분석하는 액체생검 등 신기술 도입도 늘고 있다. 암 환자가 의사를 만나 이런 모든 설명을 찬찬히 듣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신의 병기와 상태조차 정확히 모르는 암 환자가 40%에 이른다. 암오케이를 활용하면 이런 정보는 물론 특정 돌연변이 대상 임상시험이 국내 어떤 의료기관에서 몇 건 진행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디앤라이프는 지난해 암 환자 눈높이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가던트헬스의 액체생검 서비스 리빌에 탑재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암 치료 부작용을 줄이는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