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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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가 지난달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대비 각국 통화의 약세 기조가 전반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원화가 최약체 수준으로 반응한 것이다. 변동성도 한달만에 두배 가량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약체 원화, 변동성 커졌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이후 지난 8일까지 원화가치는 1.6%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 기간 1331원50전에서 1353원20전까지 오른 결과다.

이같은 하락폭은 한은이 비교대상으로 삼은 13개국 통화 중 튀르키예 리라(-2.5%)를 제외하면 가장 큰 수준이다. 달러화지수가 약보합인 가운데, 유로화(0.5%)와 영국 파운드화(0.3%)는 가치가 상승했다. 엔화와 위안화는 가치가 각각 1.3%, 0.5% 내리기는 했지만 원화보다는 강했다. 원화가 지난달 주요국 통화 중 최약체였던 셈이다. 이런 가치변동에 따라 엔화 대비 원화 가치와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는 각각 0.3%, 1.1% 하락했다.

원화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5원50전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원80전씩 변동한 것에 비해 폭이 2배 가량 커졌다. 1분기 평균인 4원30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전일대비 변동률은 같은 기간 0.21%에서 0.41%로 확대됐다. 미 달러화와 유로화가 각각 0.23%씩 변동한 것에 비해 변동성이 컸다. 주요국 중 원화보다 변동성이 심했던 것은 노르웨이(0.53%), 호주(0.51%), 러시아(0.49%) 정도였다.

주식 사고 채권 판 외국인

한편 지난달 국제금융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자금이 38억4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매수 우위가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 정부의 국내 증시 저평가 대책 기대 지속 등으로 5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자금은 33억9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채권투자자금은 지난 1∼2월 순유입을 기록하다가 3개월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양호한 외화자금 사정에 따른 낮은 차익거래 유인 지속, 대규모 만기 상환 등으로 순유출됐다"고 설명했다.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은 4억4000만달러 순유입으로 집계됐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0.034%포인트로 집계됐다. 2월(0.032%포인트)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 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상승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