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 전세사기 우려에…소형 아파트 인기 '껑충'
소형 주택의 주 수요층인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 아파트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깡통 전세,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소형아파트로 몰리는 이유로 풀이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지난 1월 994만3426가구에서 2월 998만1702가구로 증가한 이후 3월 1002만1413가구로 1000만 가구 고지를 넘었다. 이는 전체 2400만2008가구의 41.7%에 해당한다. 2인 가구와 3인 가구를 합친 995만209가구보다 많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청약을 받은 전국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 경쟁률은 17.9대 1로 나타났다. 인기가 많은 중소형 아파트(전용 60~85㎡이하) 경쟁률 5.1대 1보다 3배 이상 높고, 대형 아파트(전용 85㎡ 초과) 8.3대 1 대비 2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연이어 터져나온 전세사기에 대한 두려움도 빌라 대신 아파트로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전세사기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일 위원회 출범 이후 3월 20일까지의 누계 피해건수는 1만4001건을 기록했다. 주택형별로 살펴보면 다세대주택 4682건, 오피스텔 3113건이었다. 전체 피해건수의 절반이 넘는 55.7%가 다세대주책과 오피스텔이었다. 아파트·연립주택은 2384건(17%)으로 비교적 적었다.

실제로 최근 비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는 감소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거래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의 비아파트 거래건수는 1만8351건으로 전체 거래량(18만4250건)의 9.9%였다. 지난해 거래 비중인 11.5%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치다. 같은기간 아파트 거래 비율은 64.1%에서 66.8%로 2.7%포인트 늘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용 59㎡ 이하 아파트의 수요가 늘면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며 “최근 공급되는 소형 아파트들은 건설사의 설계 기술이 좋아지면서 각종 특화설계가 적용되고 있어 예전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아파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근 건설사들도 속속 알짜 소형 아파트 분양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이달 경기 광명시 광명5동 275-3 에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투시도)를 분양한다. 총 1509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 533가구가 소형인 전용 39~59㎡이다. 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은 대전 중구 문화동 문화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에 '문화자이SK뷰'를 이달 중 공급한다. 단지는 총 1746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52~84㎡ 총 1207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이중 59㎡ 이하 일반분양 물량은 400가구다. 총 일반분양 물량의 3분의 1을 소형으로 구성했다.

대우건설도 강원 원주시 원동에 ‘원주 푸르지오 더 센트럴’을 분양한다. 총 1502가구 규모 중 전용면적 59~108㎡ 127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GS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은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3단지 주택재건축사업을 통해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를 분양하고 있다. 단지는 전용면적 59~84㎡ 총 3214가구 중 119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중 소형 가구는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30% 가량인 358가구가 예정돼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