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는 공격 부인…IAEA 수장 "심각한 핵사고 위험 커져" 경고
젤렌스키 "미 의회 지원 없이는 전쟁 진다" 예산안 처리 호소
러 "우크라군, 자포리자 원전 드론 공격…3명 부상"(종합)
러시아가 점령한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이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직원 등 3명이 다쳤다고 러시아 측이 주장했다.

이날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은 자포리자 원전이 공격받아 원전 직원 3명이 다쳤으며 그중 1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로사톰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첫 번째 공격이 원전 구내식당 인근을 타격하고 30여분 뒤 드론 두 대가 각각 원전 하역장과 6호기 돔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세 건의 공격에도 원전 주변의 방사선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핵 테러' 행동에 대해 세계 지도자들이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공격 사실을 부인하며 러시아 측 자작극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의 안드리 유소우 대변인은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우크라이나의 개입 사실을 부인하며 "모방 공격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발전소 구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이미 잘 알려진 침략군의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반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군사행정청장은 8일 소셜미디어에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면서 "러시아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자포리자의 인구 밀집 지역 8곳을 357차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날 자포리자 원전 돔에서 드론 폭발이 관측됐다며 "공격으로 원자력 안전에 위험이 생기진 않았으나 이는 원자로의 격납용기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IAEA는 이어 이날 공격으로 사상자 1명이 보고됐다면서도 자세한 상태는 밝히지 않았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격납 시설 인근에서 최소 3차례의 직접적인 공격이 있었다며 이러한 공격은 "심각한 핵사고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IAEA는 자포리자 원전이 공격의 직접적인 표적이 된 것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자포리자 원전이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지역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당 부분 러시아에 점령당했으며 2022년 3월부터 자포리자 원전도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다.

6기의 원자로로 구성된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에 질 것"이라며 미 의회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수개월째 가로막혀 있는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패키지 예산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최전방 지역에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의 지원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진다면 다른 국가들도 공격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8일 중부 지토미르주에 러시아가 20여대의 드론으로 공격을 가해 핵심 인프라 시설을 타격하고 물류 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토미르주 즈뱌헬 시의회는 밤새 러시아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는 없었으나 대기오염이 발생했다며 시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