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인터뷰서 "부채 문제 즉각적이지 않아…저출산이 더 시급"
최상목 부총리 "중국과 관계 변화…韓, 경쟁자로 바뀌고 있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중 관계와 관련해 한국이 중국 성장의 수혜자에서 경쟁자로 바뀌고 있다면서 경제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FT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변했다"면서 "중국 수출 붐에 따른 수혜자가 되기보다 지난 10년간 경쟁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더 잘 경쟁하기 위해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의 성장모델을 고수할 경우 한국 경제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대기업들이 반도체·조선·디스플레이 등의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두고 다투는 가운데, 중국과의 경쟁 격화에 서둘러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22년 2.6% 성장했던 한국 경제는 고금리와 중국 경제 둔화,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 속에 지난해 1.4%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2.1%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한 시장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또 그동안 해외에서 발명된 기술을 개발·상업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던 연구개발(R&D) 노력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R&D 예산 삭감 후 학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자 이를 되돌릴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그는 "빠른 추격자보다 혁신적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R&D 전략에 일부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올해 R&D 예산이 줄었지만 개혁 결과를 반영해 내년 R&D 지출에 최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코로나19 기간 늘어난 민간·공공 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채 감축 및 구조조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즉각적인 부채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더 시급한 문제로 저출산에 따른 인구 위기를 꼽았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에서 지난해 0.72로 내려간 상태다.

그는 "낮은 출산율 때문에 노동력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서울로의 집중과 제조업·대기업에 대한 의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수와 중소기업, 지방으로부터 더 균형 잡힌 성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