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이라도 일률적으로 준주거로 종 상향을 해주긴 어렵다. 지역적 위계를 따질 것이다.”

지난달 27일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2대 사업지원 방안 기자설명회에서 유창수 2부시장은 이같이 설명했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노원구 상계·중계·하계 일대는 거의 모든 단지가 역세권에 해당한다”며 “도시기반시설이 늘어날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지, 고밀화 필요성은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가 상중하로 ‘급지’(선호지역)를 따지는 것처럼 서울시의 계획에도 ‘위계’(등급)가 있다.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서울시는 도심권·서북권·동북권·서남권·동남권 등 권역마다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거나 할 곳을 정해놨다. 도심과 광역·지역·지구 중심지 등이다. 지구에서 도심으로 갈수록 위계가 높다. 서울시는 위계에 따라 고밀화를 유도한다. 위계가 높은 구역에 속한 아파트가 종 상향 혜택을 받아 사업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다만 통상 역세권에서도 구역 중심지에 속하는 아파트는 흔치 않다. 대신 강남을 제외하면 도심의 주변 단지는 사업성 보정계수와 용적률 최대치의 1.2배를 부여받아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은 서울에 딱 세 곳이다. 업무지구가 있는 사대문 안(광화문 일대), 강남권, 영등포·여의도다. 이들 도심은 오피스가 대부분이어서 아파트 단지가 별로 없다. 여의도는 이미 일반상업지역과 준주거지로 대거 종 상향이 이뤄져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강남 도심권에선 서초 진흥아파트가 준주거로 종 상향이 예고됐다.

도심 다음으로 위계가 높은 게 광역 중심지다. 서울의 대표적인 광역 중심지로는 잠실역 일대가 꼽힌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잠실역사거리 근방은 준주거지로 계획돼 있는 이유다.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용산국제업무지구(도심권)까지 뻗어 있는 구역도 광역 중심지다. 여기에 속한 서부이촌동과 정비창 전면 구역 등이 준주거지로 종 상향될 예정이다. 청량리·왕십리역도 눈여겨봐야 할 중심지로 꼽힌다. 광역 중심지 안에 청량리 미주아파트와 서울숲 삼부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다.

상암·수색역(서북권), 창동·상계역(동북권), 가산·대림역(서남권)도 광역 중심지다. 중심지 주변 단지로는 동북권에선 상계주공 3·6·7·9단지, 창동주공2·3·19단지, 창동동아그린과 동아청솔 등이 있다. 서북권은 마포구 성산시영, 서남권은 현대연예인·구로주공2차·구일우성 등이 꼽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