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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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의 26번째 마스터스 출전이 확정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GC는 6일(현지시간) 대회 개막 전 인터뷰 일정을 발표했다. 리스트에 따르면 우즈는 9일 오전 11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다. 우즈의 대회 출전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마스터스를 통해 7주 만에 투어에 복귀하게 된다. 그는 지난 2월 독감으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도중 기권한 뒤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말에는 "2024년에는 한 달에 한번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지만 지난달 특급대회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어디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골프계에서는 우즈가 마스터스에 집중하기 위해 컨디션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스터스는 우즈의 골프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대다. 1997년 12차의 압도적인 우승을 거두며 스타탄생을 알린 자리가 바로 마스터스였다. 지난해 우즈는 "내가 끝까지 서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바로 여기"라며 마스터스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4대 골프 메이저대회를 연속으로 제패하는 것을 뜻하는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곳도 마스터스다. 골프에서 그랜드 슬램은 1년 내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경우를 뜻한다. 그런데 우즈는 2000년 마스터스를 놓쳤지만 PGA챔피언십부터 남은 3개 대회를 석권한데 이어 2001년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따내며 '타이거 슬램'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부상으로 선수 생명에 위기를 겪었던 우즈가 부활을 알린 무대 역시 마스터스였다. 심각한 허리부상과 잇따른 수술로 "우즈의 시대가 끝났다"는 인식이 많았던 2019년,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2021년 자동차 전복사고 이후 투어 복귀 무대로 선택한 대회 역시 마스터스였다. 당시 우즈는 절뚝이는 다리로 72홀을 완주해 골프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2021년 사고 이후 우즈는 이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2022년 대회에서는 47위로 마감했고, 지난해에는 턱걸이로 커트 통과한 뒤 3라운드 도중 족저근막염을 이유로 기권했다.

그래도 대회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즈는 최근 '절친' 저스틴 토머스(미국),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GC 회장과 함께 마스터스를 앞두고 오거스타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번 대회에서 베테랑 캐디 랜스 베넷이 우즈의 캐디를 맡는다고 보도했다. 베넷은 맷 쿠처, 잭 존슨, 빌 하스(이상 미국)의 캐디로 일했고, 최근에는 임성재의 캐디로 활동해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