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효과'에 놀란 롯데…슈퍼 캐릭터 개발 나섰다
롯데월드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슈퍼 캐릭터 개발에 나섰다. 인기 캐릭터 하나만 잘 만들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지식재산권(IP)으로 부수입까지 얻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는 올해 자체 캐릭터 ‘모리스 앤 보리스’(사진)를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모리스 앤 보리스는 롯데월드가 지난해 출시한 캐릭터 세계관 ‘꿀럭’의 첫 캐릭터다. 이 캐릭터를 활용해 지난해 4월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몰 1층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그해 7월 롯데월드 입구 부근에 굿즈, 카페, 코스튬 등이 합쳐진 대형 매장을 선보였다. 한 세계관 안에 여러 캐릭터가 있는 카카오프렌즈, 마블처럼 롯데월드는 꿀럭 세계관 내 새로운 캐릭터를 내놓고, 이를 오프라인 매장 등과 연결할 계획이다.

롯데월드가 캐릭터 개발에 나선 것은 슈퍼IP 하나만 잘 키워도 사업이 대박 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에버랜드가 내놓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대표적이다. 에버랜드는 푸바오를 앞세워 본업인 테마파크 입장료뿐 아니라 식음료(F&B)·의류·카드사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수익을 냈다. 지난해 11월엔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푸바오 팝업스토어를 열어 나흘 만에 굿즈 10억원어치를 팔았다.

에버랜드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된 후에도 IP를 계속 활용할 수 있다. 하나투어와 함께 푸바오를 보러 가는 패키지여행도 기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마파크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에버랜드가 캐릭터 IP를 활용해 대박을 터뜨리자 롯데월드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롯데그룹도 캐릭터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2018년 롯데홈쇼핑이 만든 ‘벨리곰’이다. 벨리곰이 굿즈 판매와 브랜드 협업을 통해 올린 누적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200억원에 달한다. 공식 유튜브 구독자는 160만 명이다. 2022년엔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IP를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해외 브랜드와 협업을 늘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리뉴얼한 롯데몰 수원점에서 키즈 복합몰 전용 캐릭터 ‘킨더유니버스’를 처음 선보였다. 이를 프로모션, 사은품 등에 적극 활용해 어린이용 콘텐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IP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2025년 16조2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