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사전투표율, 진보에 꼭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어"
사전투표 도입 후 총선·대선 투표율↑
진보 유권자 절반이 사전투표 의향
"위기감 느낀 보수 결집할 가능성"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2.19%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2022년 제20대 대선(2.14%)의 같은 시간 투표율을 웃도는 수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전투표는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 처음으로 전국 단위로 실시됐다. 투표 날을 늘려 투표율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관내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는 선거 당일과 달리 사전투표는 전국 투표소에서 가능해 유권자의 편의도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사전투표가 도입되면서 총선과 대선 투표율이 높아졌다. 사전투표 도입 전인 2012년 19대 총선 투표율은 54.2%였으나 2020년 21대 총선투표율은 66.2%로 훌쩍 뛰었다. 대선 투표율도 사전투표 도입 후 높아졌다. 2012년 18대 대선 투표율은 75.84%였으나 2022년 20대 대선 투표율은 77.08%를 기록했다. 다만 지방선거 투표율은 2010년 54.5%에서 2018년 60.20%까지 상승한 뒤 2022년 50.93%로 하락했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선거 결과가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해석한다. 투표자의 성향이 진보에 가까울수록 사전투표 의향이 높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지난 3일 공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는 답변은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39%였다.
보수 성향 유권자의 사전투표 참여 의향은 32%로 평균을 밑돌았고 중도 성향 유권자는 39%가 사전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진보 성향 유권자의 사전투표 참여 의향은 50%에 달했다. 사전투표 참여자 중 진보 성향 유권자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선거 결과가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여권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에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막판 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사전투표율이 3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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