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대입 실패 후 책만 읽다, 소설 쓰기 시작한 작가 조경란
올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조경란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 실패해 6년 동안 집에서 책만 읽고 지냈다. 그러다 문득 시인이 되고 싶어 1994년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갔다. 스승인 김혜순 시인이 말했다. 시 대신 소설을 써보라고. 대학에서도 하루 종일 책만 읽던 그는 1996년 단편 ‘불란서 안경원’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같은 해 ‘식빵 굽는 시간’으로 문학동네 제1회 신인작가상도 받았다.

태어나고 자란 서울 봉천동에 계속 살며 그는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 <코끼리를 찾아서> 등과 장편소설 <가족의 기원> <혀> 등이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의 상도 받았다.

조경란은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가다. 이상문학상을 받은 단편 ‘일러두기’도 그런 작품이다. 도시 변두리 동네 이웃들이 서로 끌어안고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배경처럼 펼쳐내며 각박한 현실 이면에 숨겨진 인물의 내면 의식 변화를 담았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준비가 안 된 부모에게서 태어나 평생을 움츠리고 산 아이, 남의 눈에 멸시의 대상이기만 했던 아이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을까 하는 질문이 이 단편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