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20세기 문학 이끈 보르헤스의 강연집
20세기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의 유고 강연집 <탱고>가 출간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보르헤스는 정규 교육 대신 영국계 외조모와 가정교사로부터 교육을 받았으며 어려서부터 언어적 재능이 뛰어났다. 1919년 스페인으로 이주해 전위 문예 운동인 최후주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복귀해 각종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아르헨티나 문단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

아버지의 죽음과 본인의 큰 부상을 겪은 뒤 재활 과정에서 새로운 형식의 단편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보르헤스의 대표작 <픽션들>(1944)도 이때 나왔다. 독창적인 문학 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라틴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학적 서사의 유형)를 꽃피운 것을 넘어 프랑스 철학과 미국 문학의 포스트모더니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셸 푸코 등 탈구조주의 사상가도 보르헤스에게 영향받았다.

소설집과 시집, 평론집 등을 발표하며 문학의 본질과 형이상학적 주제를 탐구했다.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취임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