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SF소설계 노벨상' 탄 엔지니어 출신…류츠신
류츠신은 1963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뒤 곧 문화대혁명에 휩쓸렸다. 아버지는 직장을 잃고 산시성의 탄광으로 보내졌고, 류츠신은 조부모가 사는 허난성으로 가 잠시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엔지니어가 된 그는 산시성의 냥쯔관 발전소에서 일했다.

한적하고 무료한 곳이었다. 그는 밤마다 공상과학(SF)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 펴낸 데뷔작 ‘고래의 노래’는 웅장한 스케일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같은 해 ‘그녀의 눈과 함께’로 중국 최고 권위의 SF 문학상인 은하상을 수상했다. 그는 은하상을 2006년까지 8년 연속 받는 기록을 세웠다.

2006년 펴낸 장편 <삼체>는 그의 대표작이다. 중국에서 300만 부가 팔렸다. 3부작으로 이뤄진 이 소설은 지구에서 4광년 떨어진 한 외계 문명이 지구를 공격해오는 이야기를 그렸다. 미국에도 번역 출간돼 아시아 작가 최초로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을 받았다.

류츠신은 중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근미래의 중국 사회를 묘사해 중국 SF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체> 3부작도 문화대혁명에서부터 수백 년 뒤 외계 문명과 인류의 전면전까지 그리는 대서사시다. <삼체>는 최근 넷플릭스 8부작 드라마로 제작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