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근 본부장 "공사비 현실화해 주택 매입 나설 것"
“직원은 (고가 매입임대 사태로) 징계와 감사에 시달려 의기소침해 있고 민간은 낮은 공사비 문제로 주택 공급 방안에 참여하는 것을 꺼립니다. ‘주거 품질 향상’과 ‘공급 속도 촉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비용을 현실화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박현근 신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장(사진)은 3일 올해 추진 중인 5678가구 규모의 서울 주택매입 사업을 ‘어려운 숙제’라고 표현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 원가는 오르는 상황에서 민간 참여율을 높이는 게 쉽지 않아서다. 박 본부장은 해법으로 ‘매입가 현실화’를 강조했다.

그는 “주택 품질과 주택 공급 속도 확보를 위해선 민간에 적절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며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명회 등 소통 기회를 넓히고 매입가도 시장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LH 서울지역본부는 지난달 25일 업계 관계자를 초청해 올해 ‘매입임대 계획과 매입가 현실화 방안’ 등을 설명했다.

LH 서울지역본부는 임대를 비롯해 공공재개발·재건축 등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매입임대 2만8000가구를 비롯해 전세임대(6만6000가구), 건설임대(3만4000가구) 등 12만8000가구 규모의 임대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 주요 정비 사업지뿐만 아니라 위례신도시 관리, 성남 복정지구 조성 등도 서울본부의 업무다.

박 본부장은 “택지 공급을 책임져 온 LH의 경험을 정비사업에 접목한다면 공급 활성화가 가능하다”며 “LH는 준비가 끝났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를 위해 “다음달 학계와 업계, 서울시 등이 참여하는 ‘서울도심주거혁신포럼’을 열어 도시정비 체계의 보완점을 찾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공사비 이슈와 관련해선 “LH는 중기 주택공급을 위한 기반을 충실히 다지는 동시에 최근 급등한 공사비 문제도 공공시행자로 주민과 건설회사가 상생할 수 있는 적정 공사비를 제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본부장은 “국민의 차가운 시선과 업무 부담 가중 등으로 직원이 의기소침해진 게 사실”이라며 “내부를 다독이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민간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