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탈바꿈한 후지필름이 2028년까지 7000억엔(약 6조25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5배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일 보도했다. 세계 1위 CDMO 기업 론자에 이어 후지필름도 특히 미국 시장에서 생산설비 확대를 노리는 중이다.닛게이에 따르면 후지필름은 우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12억달러(약 1조64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해 새로운 공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1년 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지 3년만이다. 이번 추가 투자로 미국에서만 32만L 규모의 포유류 세포배양 바이오리액터를 추가하게 됐다. 2021년 짓기 시작한 공장은 내년에, 이번에 추가로 투자한 공장은 2028년에 가동될 예정이다.후지필름은 미국 외 유럽, 일본에도 새로운 생산설비를 짓고 4년 뒤까지 생산능력을 75만L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닛게이는 “일본 제약산업은 신약 개발로 물꼬를 트는 동시에 수탁생산 설비도 늘리는 중”이라며 “후지필름은 2029년 3월까지 CDMO 매출 5000억엔(4조4000억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4조 장벽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후지필름 뿐만이 아니다. 매출 기준 세계 1위 CDMO 기업인 론자도 지난달 12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캘리포니아 바카빌에 있는 33만L 규모의 항체 위탁생산(CMO) 공장을 인수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132만L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초격차’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CDMO 경쟁사들이 나란히 ‘몸집 불리기’에 나선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차별력 있는 전략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32년까지 짓는 8개의 공장이 모두 인천 송도에 있는 만큼,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가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공장 건설보다는 인수쪽에 방점을 찍고 미국 진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나, 관련 매물이 한정적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 개발도 또다른 축이 될 수 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협업해 희귀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시설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젬백스앤카엘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GV1001’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 환자 모집을 마쳤다고 12일 발표했다.이번 임상시험에는 미국에서 83명, 유럽에서 116명으로 총 199명 환자가 등록됐다. 경증 및 중등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에는 GV1001 0.56㎎ 또는 1.12㎎을 53주(12개월) 동안 피하 주사하여 GV10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1차 유효성 지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능력과 행동을 평가하는 ADAS-cog 평가척도다.젬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으며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등 유럽 7개국으로 임상시험을 확대해 미국과 유럽의 총 43개 기관에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질환이다. 신경세포 등 뇌에서의 세포간 소통능력이 손상되 발생하며, 염증반응, 뇌세포 사멸 등으로 이어져 일상생활 기능을 점진적으로 상실하게 된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며 인지능력 개선과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이 시판됐으나 부작용 발생 위험도가 존재하는 등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다.젬백스 관계자는 “GV1001은 앞선 임상 1상에서 부작용과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단백질의 응축을 막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수용체(GnRHR)에 결합해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를 직접 조절하는 기전도 입증했다.이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해 총 8개국에서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환자 모집까지 완료하며 순조롭게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안전하고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모든 환자의 투약이 완료되고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젬백스는 또 다른 신경퇴행성질환이면서 희귀질환인 진행성핵상마비 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 임상이기도 한 2상 임상시험의 환자 모집을 마쳤으며 연내 모든 환자의 투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아울러 FDA의 임상 2상 시험계획(IND)도 승인받았다. 미국과 영국, 유럽 등에서도 임상시험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에피즈텍의 품목허가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스텔라라는 미국 대형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의 치료제로 자가면역 관련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12·23 활성을 억제하는 의약품이다. 연간 글로벌 매출 규모는 약 14조원(108억 5800만달러)에 달한다.에피즈텍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에톨로체(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레마로체(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아달로체(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네 번째로 개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에피즈텍 품목 허가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존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억제제 3종(에톨로체,레마로체,아달로체)에 이어 인터루킨 억제제(에피즈텍)까지 보유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삼성바이오에피스 RA팀장 정병인 상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품목 허가를 받음으로써 환자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국내를 비롯한 총 8개국의 판상 건선 환자 503명을 대상으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진행했으며, 해당 연구 결과를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유효성(efficacy), 안전성(safety) 등의 임상의학적 동등성을 확인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피즈치바(PYZCHIVATM)' 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허가 긍정 의견을 획득하는 등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허가 추진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