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 대신 기술직을 선택하는 미국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대학 등록금이 치솟으며 학비 부담이 커졌지만, 졸업장의 가치는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Z세대는 어떻게 ‘공구 벨트’(각종 공구를 매달 수 있는 허리띠) 세대가 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젊은 층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기술직에 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십 년간 대학 등록금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졸업장의 효용 가치는 낮아졌다는 ‘대학 무용론’이 퍼진 결과다. 지난 1월 리서치업체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 고등학생의 66%는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괜찮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직업 훈련 칼리지에 등록한 학생 수는 1년 전에 비해 16% 증가했다. 교육 분야 비영리단체 미국학생정보센터(NSC)가 2018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조사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건설 기술을 전공으로 삼은 학생 수와 차량 유지보수 기술을 배운 학생 수는 각각 23%, 7% 증가했다.

미국 젊은 세대가 기술직을 선호하는 배경엔 높은 임금 수준이 있다. 이 때문에 ‘3D 직업’(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직업)이라고 불렸던 용접공, 배관공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건설직 신입 직원의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5.1% 오른 4만8089달러(약 6500만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회계 등 전문 서비스업 종사자의 연봉은 1년 전보다 2.7% 오른 3만9520달러(약 5300만원)에 그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