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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다니고 관둘래요"…'다 계획이 있다'는 20대 직장인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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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 신입 선호하는 기업들
    대기업-중소기업간 급여 차이 2배 넘어
    "올해도 실무형 인재 선호 현상 강화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학교 언론사 취업 준비반 면접에서도 관련 직무 경험이나 인턴 경험을 먼저 물어보더라고요."

    서울 소재 대학교 미디어학과 2학년인 A씨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에는 관련 직무 경험이 있어야만 해당 분야의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느낌"이라며 "취업 문이 좁아지니 '진짜 신입'이 설 자리가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유사한 직무에 경력이 있는 '중고 신입'이 채용 시장에서 소위 '잘 나가는' 스펙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에 처음부터 '중고 신입'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일단 취업해 회사에 다니며 취업 준비를 이어가는 사회초년생이 많아지는 모양새다. 애초에 첫 직장은 '1~2년 다닐 곳'으로 계획하고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중고 신입으로 희망하던 기업 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해당 경력이 합격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에 입사한 20대 최모 씨는 중고 신입으로 희망하던 기업에 입사했다. 그는 앞서 1년 4개월 동안 중견 기업에서 동일 직무를 수행하는 사원으로 근무했다.

    최 씨는 "현 직장 동기 중 절반 이상이 중고 신입 출신"이라며 "대학 졸업하고 원하는 기업에 바로 입사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인턴이라도 없는 친구는 거의 못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 직장의 인사 담당자님이 나중에 말씀하시길 '경력 없는 신입을 채용하려 해도 면접 중 질문에 대해 생각하는 깊이나 과제물의 편차가 심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셨다"며 채용에서 중고 신입이 유리한 이유를 전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이직한 20대 김모 씨도 전 직장에서 근무하던 2년 동안 꾸준히 이직 준비를 했다. 그는 "처음부터 첫 직장에서 '뼈 묻을 각오'는 없었다"며 "첫 직장에서 쌓은 경력 덕분에 현 직장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퇴근 후 자소서를 쓰고 주말을 할애해 영어 성적을 갱신해두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경력을 쌓은 뒤 서류 합격률이 경력을 쌓기 전보다 훨씬 높았다"며 "원하는 직장 합격을 위해선 경력이 필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 직장의 초봉과 연봉 상승률을 생각하면 이전 직장에서 3년 차 직장인이 되어 받을 연봉보다, 중견기업의 신입사원 초봉이 더 높았다"며 "경력을 버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없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2월 발표한 '2022년 임금 근로 일자리별 소득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월 평균 소득은 591만원, 중소기업의 월 평균 소득은 286만원이었다. 2.07배의 임금 격차가 있는 셈이다. 김 씨가 언급한 임금 관련 지적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9월 신한투자증권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설명회 현장. /사진=신한투자증권
    지난해 9월 신한투자증권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설명회 현장. /사진=신한투자증권
    실제로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 4명 중 1명은 중고 신입이었다. 지난달 28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23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 동향·인식 조사' 결과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의 25.7%는 이미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22.1%)보다 3.6%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중고 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년 4개월이었다.

    한 직장에서 1년 4개월을 잠자코 다니다가도 다른 기업의 '신입'으로 훌쩍 떠난다는 의미다. HR 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응답자의 51.7%는 스스로 '조용한 퇴사' 상태로 규정했다. 조용한 퇴사란, 실제로 퇴사하진 않았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며 회사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조용한 퇴사 상태라고 응답한 이들 중 20.5%는 '이직 준비'를 이유로 들었다.

    신입 공채 합격을 위해서도 경력이 있어야 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올해 채용 시장에서도 중고 신입이 더 유리할 거란 분석이 나왔다. 31일 한국노동연구원이 공채 제도를 유지 중인 사업체(86곳)에 향후 공채 유지계획을 물은 결과 19.8%가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하고 폐지할 것이라는 응답을 내놨기 때문이다.

    채용 공고에서 신입보다 경력 채용 인원이 앞지르는 경향도 나타났다. 2019년의 경우 전체 채용 인원의 47%는 신입직, 41.4%는 경력직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신입직 비율이 40.3%, 경력직의 비율은 46.1%였다.

    앞서 한경협 측은 '채용 동향·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신입사원 교육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업무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러한 경향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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