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등에 업고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써내려가고 있다. 적정주가가 현재보다 27% 더 올라야 한다는 증권사 분석보고서도 나왔다.

2일 오전 9시15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00원(0.05%) 오른 18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장중 19만500원까지 올라 지난달 29일(18만3900원) 이후 하루 만에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18만원대에 올라선 뒤 연일 신고가 행진을 해나가고 있다.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은 뚜렷하다. SK하이닉스는 연초 대비 전날까지 주가가 32%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와 삼성전자가 5%대 오른 것과 대조된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SK하이닉스를 1조7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단기간으로는 다가올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적 발표를 가장 먼저해 메모리 업계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앞서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놓은 것이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는 요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현재까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들의 1분기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매출 11조9751억원, 영업이익 1조4741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35.35%,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17억달러로 2022년 6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사진=연합뉴스
AI 산업 성장으로 AI용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꾸준한 것도 SK하이닉스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53%, 38%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칩에 필수적인 HBM의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지난달 미국 고객사에 납품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23만6000원까지 올렸다. 전날 종가 대비 27% 높은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DB금융투자, 신영증권 등이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줄줄이 올려잡았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메모리 수요 자극은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AI 산업 확장 과정에서 HBM의 높은 수익 기여도가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련 경쟁력에서 앞서있는 SK하이닉스의 사이클 주도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