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수준 턱밑까지 왔다"…마포구 아파트값 급반등하나
“집 팔겠다는 사람은 많아요. 그런데 호가가 싸지는 않아요. 아직은 오른다 내린다 판단하긴 쉽진 않지만 조금씩 거래는 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A공인 대표는 “전세는 많이 올랐지만 아직 매매 거래가 많은 편은 아니어서 집값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이 조금씩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 등 주택시장 관련 지표들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아파트 가격이 곧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파트값 반등하는 마포구

최근 서울 아파트값 반등세를 이끄는 곳은 마포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마포구는 지난달 셋째 주 0.12%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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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아파트 단지들은 올해 들어 상승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5일 19억7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2021년 준공된 1694가구 규모 신축 대단지다. 인근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함께 지역 내 대장주로 여겨진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는 2020년 12월 20억원에 팔려 마포구에서 처음으로 ‘국평 20억 클럽’에 가입한 단지다. 그러나 지난 1~2년 새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가격이 15억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마포구 곳곳에선 최고가 수준까지 가격을 회복한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대흥동 ‘마포자이2차’ 전용 118㎡는 지난달 24일 21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전 최고가(22억원)의 97% 수준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지난해 8월 매매가 19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5000만원 뛰었다.

공덕동 ‘공덕래미안4차’ 전용 112㎡도 지난달 24일 최고가(18억2000만원)의 96% 수준인 1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마포구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21일 13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하루 전 거래가(12억2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높았다. 3885가구로 조성된 대단지인 만큼 동·향 등에 따라 가격 차이는 클 수 있다.

아현동 B공인 관계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대중교통 접근성이나 로얄·로얄층 여부에 따라 이전부터 1억원 정도의 가격 차이는 벌어졌다”며 “전체적인 거래량이 조금씩 회복하고는 있지만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 등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암동 등도 오름세

상암동 아파트 가격도 회복세다. ‘상암월드컵파크9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9억8500만원에 팔려 10억선 재진입이 가까워지고 있다. 2021년 최고가 10억8000만원을 기록했던 이 타입은 지난해 1월 8억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후 같은 해 6월 8억9000만원, 8월 9억4000만원 등으로 지속적인 오름세다.

중동 ‘DMC마포청구’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8억7500만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8억3000만원)에 비해 4500만원 오른 거래다.
e편한세상 마포 리버파크
e편한세상 마포 리버파크
한강변과 가까운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123㎡는 지난 2월 24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같은 타입이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새 2억3000만원 뛴 것이다. 신고가 매매 소식이 전해지며 기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용강동 C공인 대표는 “대형 평형이 24억원에 거래됐다는 소식에 지난 주말에는 3000만원을 더 올려 받아야겠다며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도 있었다”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매수 문의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마포구 아파트값 상승세에 대해 “한강 벨트 일대 희소성 높은 단지부터 가격이 회복하기 시작하는 양상”이라며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등 선도 지역이 시장 상황에 따라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