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후들후들"…경찰 '슈퍼캅' 대회 참가해보니

관악서, 흉기난동 등 강력범죄 대응…지역경찰관 25명
참가
우승자 당곡지구대 김동현 경사 "시민에게 힘 되겠다"

"괜찮으세요? 괜찮으세요? 거기 마스크 쓰신 분, 119 불러주세요.

안경 쓰신 분, 아이고…."
26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 옥상 타워주차장에서 열린 제2회 지역경찰 '슈퍼캅' 대회에 참가해봤다.

이 대회는 신림 등산로 살인사건,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등 강력범죄가 관내에서 잇달아 발생한 관악서가 경찰의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처음 개최했다.

경기종목은 250ｍ 오르막 달리기, 팔굽혀펴기 30회, 구명환 던지기, 50㎏짜리 인체 모양 더미인형 옮기기, 심폐소생술 100회, 방검복 착용 및 에어건 발사 등 7가지로 구성돼있었다.

20대 새내기 순경부터 50대 순찰팀장까지 총 24명이 참가했으며, 응원을 위해 각 지구대·파출소에서 70여명이 모였다.

현장경험으로 다져진 경찰들은 대부분 크게 숨찬 기색 없이 더미인형을 가뿐히 옮기고 에어건 사격도 능숙하게 해냈다.

1층∼5층 오르막 달리기를 3∼5층으로 단축해 마쳤을 때만 해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팔굽혀펴기 30회를 힘겹게 마치고 나니 팔이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더미는 푹신해 보이는 모양새와 달리 다리 하나를 들어 올리는 것도 버거울 정도로 무거웠다.

참가한 경찰들도 더미 들기가 가장 만만치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마네킹에 심폐소생술을 하기 전 요구조자의 호흡을 확인하고 주변인에게 제세동기 확보, 119 신고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숨이 차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후들거리는 숨을 고르고 방검조끼를 착용한 뒤 에어건 사격을 했는데, 단 한 발도 맞추지 못해 '0점'을 기록했다.

7등을 차지한 당곡지구대 소속 새내기 경찰관 이재혁(32) 순경은 경기 직후에도 숨찬 기색이 없었다.

그는 "최근 스쿠터로 불법 전단지를 뿌리는 사람을 경찰이 뛰어가서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런 훈련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에 접어든 경감도 참여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직원들의 열렬한 응원 속 완주에 성공한 신사지구대 이성근(50) 순찰팀장은 "하얗게 불태웠다.

제 목표는 우승이 아니라 완주였는데 목표 달성이다"라며 웃어보였다.

최종 우승 표창장은 당곡지구대 소속 김동현 경사(39)에게 돌아갔다.

김 경사는 "시민 여러분이 위기에 처했을 때 저희가 힘이 부족하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쉬는 날에도 운동하고 있다"며 "치안 걱정을 안 하셔도 될 만큼 경찰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