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성 중구청장은 지난 15일 서울 예관동 중구청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명동이 다채로운 옥외광고판이 들어서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구 제공
김길성 중구청장은 지난 15일 서울 예관동 중구청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명동이 다채로운 옥외광고판이 들어서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구 제공
“서울 명동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처럼 만들 겁니다.”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밝은 동네’라는 이름에 걸맞게 유동 인구 40만 명의 빛의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동은 지난해 국내 두 번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됐다. 1기로 선정돼 자유표시구역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동보다 더 ‘압도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구상이다.

“명동 느낌 확 달라질 것”

올해 말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교원빌딩 등 주요 건물에 거대한 디지털 옥외광고물이 설치된다. 남대문로와 명동길을 따라 미디어폴(광고가 송출되는 화면이 달린 얇은 기둥)·미디어 가로등도 세워진다.

김 구청장은 “삼성동과 경쟁했던 1기 자유표시구역 선정 당시에는 너무 넓은 구역을 대상으로 신청한 게 패착이었다”며 “이번에는 구역을 최소화하고 공공성을 살리는 내용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명동 일대의 건물은 대부분 저층부는 매장, 상층부는 옥외광고물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건물마다 광고 운영 주체가 다르고 규격도 제각각이다. 이 일대의 모든 광고판에서 한 가지 콘텐츠를 내보내고 싶어도 협상해야 할 상대방이 많고 파일 포맷도 달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일대 주요 광고판의 운영과 관리를 명동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민관합동협의회에서 맡을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관리 주체를 하나로 통일해 명동 일대 전체를 활용한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광고판 사이의 시너지를 활용하면 사람들이 명동 거리에 들어선 순간 압도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광고 방식은 재난 상황에서 관련 안내를 일시에 송출하는 식으로 시민에게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공간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주요 고민거리다. 명동 관광특구 옥외광고물 설치는 10년을 바라보고 진행된다. 김 구청장은 “광고 매출의 일정 부분을 기금 형태로 명동에 재투자하는 수익 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광고의 25%를 공익적인 콘텐츠로 운영(국가 10%, 서울시 5%, 중구 5%, 나머지 5%는 명동 지역의 상생을 위한 콘텐츠에 활용)할 계획이다.

30년 숙원 사업도 협의로 해결

김길성 중구청장이 지난 15일 서울 예관동 중구청 집무실 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중구의 한 거리 모습을 가리키며 향후 지능형 CCTV를 도입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은 기자
김길성 중구청장이 지난 15일 서울 예관동 중구청 집무실 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중구의 한 거리 모습을 가리키며 향후 지능형 CCTV를 도입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은 기자
취임 3년 차를 맞은 김 구청장은 “중구 내 여러 숙원 사업을 주민과의 소통, 협의로 풀어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1995년 이후 30년간 풀리지 않았던 남산 고도 제한 완화, 노후화한 신당동 일대 정비사업이다.

김 구청장은 “남산 고도 제한 문제는 남산 조망권을 위해 주민 재산권을 제한해 온 것”이라며 “건물을 올렸을 때 시나리오별로 실제 남산 조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전문가들을 설득하니 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가 풀리면서 중구 일대 역세권 개발과 도시 재생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중구는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을 뷰티 패션 특정개발진흥지구로 변경하기 위한 인프라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현동 부지에 전국 최초로 민간 투자사업 방식의 복합청사를 만드는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대부분의 갈등은 힘으로 문제를 풀 수 없는 교착 상태에 처해 있다”며 “소통을 통해 최대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유림/이상은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