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가 알림판에 하숙 및 원룸 공고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학가 알림판에 하숙 및 원룸 공고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대학가 인근 원룸 월세가 100만원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셰어하우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룸보다 비용 부담이 덜하고 활동 공간도 넓어 대학생 수요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11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이 다방에 등록된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 월세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는 56만9000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올랐다. 월세가 가장 높은 대학가는 이화여자대학교로 평균 69만원을 기록했다. 평균 월세가 71만원이었던 지난 1월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이어 연세대학교(68만원), 서강대학교(62만원), 경희대학교(60만원) 인근 원룸 평균 월세가 60만원 이상이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며 대학가 월세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축 오피스텔이 대학가 월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 전용 15㎡(원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0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역세권 오피스텔은 월세가 130만원까지도 올라간다.

원룸 월세 부담이 높아지자 셰어하우스를 택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셰어하우스는 방이 여러 개인 아파트 등에서 방 한 칸을 개인 공간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타인과 공유하는 개념이다. 일반 원룸과 비교해 월세가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는 방 4개짜리 아파트(전용 132㎡)에서 3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A씨는 “보증금 300만원에 관리비 포함해 월 45만원을 내고 있다”며 “원룸에서 살면 매달 80~90만원을 내야 하는데 답답하기까지 해 최근 셰어하우스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월세뿐 아니라 보증금도 일반 원룸보다 낮은 편이다. 위치와 면적에 따라 약 100만~300만원 선이다.

셰어하우스는 거실과 주방이 있고 원룸에 비해 이동 동선이 넓어 쾌적하다는 평가다. 셰어하우스에 3년째 거주 중인 B씨는 “공용공간은 79㎡고 방이 3개인 곳에서 살고 있는데 보증금 100만원에 월 60만원을 낸다”며 “60만원으로 혼자 살기 위해서는 시설적인 면에서 양보해야 하는 게 많다”고 설명했다.

셰어하우스를 취급하는 부동산 플랫폼도 ‘셰어하우스 우주’, ‘컴앤스테이’, ‘롬앤스페이스’ 등 다양하다. 특히 플랫폼에 등록되는 베드(bed)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셰어하우스 플랫폼 ‘우주’에 따르면 지난 1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만4002명이다. 등록 베드 수는 2892개로 지난해 1월보다 약 6배 증가했다. 우주 관계자는 “셰어하우스 자체가 비싼 임대료 부담을 덜고자 시작한 주거 형태”라며 “월 임대료가 시세보다 80% 이하로 책정돼 20대 임차인에게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