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찾아가 샘플 제작하고 관계기관 설득
쉽게 훼손되는 '치매 어르신 인식표' 개선한 신임 경찰관
부산의 한 신임 순경이 세탁이나 생활 오염에 취약한 '치매 어르신 인식표'를 개선하는 데 역할을 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서금지구대 소속 오지연 순경이 치매 어르신 인식표를 개선하는 제도 변화를 끌어냈다고 7일 밝혔다.

인식표는 치매 어르신의 옷 등에 부착해 실종에 대비하는 스티커를 말한다.

해당 스티커에는 '가족들이 찾고 있는 분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112신고 번호와 고유 번호등이 적혀 있다.

올해 3년 차인 오 순경은 지난해 10월 인식표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

오 순경은 고령화로 꾸준히 늘어나는 치매 어르신 실종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관내 상습적으로 신고가 들어오는 환자 7명의 옷에 치매안심센터의 '치매 어르신 인식표'를 부착해 드렸다.

하지만 스티커를 부착한 지 2∼3일 만에 인식표가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것을 발견했다.

이후 지역 내 12명의 치매 어르신을 상대로 추가로 확인한 결과 인식표가 세탁이나 생활 오염에 매우 취약한 것을 알게 됐다.

쉽게 훼손되는 '치매 어르신 인식표' 개선한 신임 경찰관
오 순경은 인식표를 개선하기 위해 관할 기관에 이를 알렸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매우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이에 오 순경이 지역 내 한 의류회사를 방문해 세탁에도 잘 훼손되지 않는 재질로 인식표 샘플을 자체 제작했고, 해당 샘플을 들고 다니며 관련 기관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관할 기관도 예산을 지원하기로 해 올해 3월부터 금정구 지역에서 개선된 인식표가 시범적으로 사용된다.

오 순경은 "1주일마다 세탁하는 것을 기준으로 2∼3년 동안은 훼손되지 않게 스티커를 만들었다"면서 "도움을 주신 멘토 선배가 있었고, 치매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