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협조적인 네타냐후 대신 야당 대표에 협력 당부해 주목
美부통령, '방미' 네타냐후 라이벌에 가자 민간인 보호 촉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수행 방식에 불만이 많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방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을 만나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하는 베니 간츠를 만났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간츠는 이스라엘의 야당인 국민통합당의 대표로, 전쟁을 둘러싼 주요 의제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 측과 이견을 표출하기거나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회담에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과 최근 구호 트럭에 몰려든 민간인 총격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 최남단 도시인 라파 상황을 논의했으며, 이스라엘이 대규모 군사 작전을 계획하기 전에 민간인이 처할 위험을 고려해 신뢰할만하고 이행 가능한 인도주의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 약 150만명이 전쟁을 피해 몰려든 라파에 대한 공습을 확대하면서 민간인 참사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반입을 늘리기 위해 미국과 국제 파트너와 협력하며 추가 조치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美부통령, '방미' 네타냐후 라이벌에 가자 민간인 보호 촉구
이번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간츠 대표를 만나 그간 미국이 꾸준히 요구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따르지 않은 민간인 보호를 위한 대책 이행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AP통신은 이번 회담은 네타냐후가 이끄는 극우 정부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한 백악관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네타냐후 총리보다 간츠 대표를 더 협력이 가능한 상대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반박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베니 간츠가 전시내각 구성원 3명 중 한명이라서 만나는 것"이라며 "그는 이 전쟁을 어떻게 수행하는지와 관련해 대단히 중요한 투표권과 몫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이스라엘 정부의 정식 승인 없이 미국을 방문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일에야 방문 계획을 통보받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그는 이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고 오는 5일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대화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연설하면서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에 대량의 구호품 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압박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 문제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간극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과 난 맨 처음부터 입장이 같았고 일관됐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