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 역량에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을 더해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 역량에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을 더해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외부 인재를 추천한 임직원에게 500만원을 주는 ‘파격’ 포상 제도를 도입했다. 임직원이 추천한 인재가 입사하면 추천인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통신 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포상금 규모도 전 산업군을 통틀어 눈에 띄게 많은 수준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외부 인재를 추천한 임직원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그룹 차원에서 1000명 규모의 채용을 실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내 임직원 추천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다.

포상 기준은 추천한 직원의 최종 입사다. 추천한 인재가 입사 3개월이 되면 한 명당 500만원씩 매겨 추천인에게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직원 A가 추천한 인재 두 명이 KT에 입사하면 A에게 1000만원을 지급한다. 추천한 직원이 입사 만 1년 입사 후 낸 성과에 따라 피 추천인과 추천인 모두에게 각각 최대 500만원을 주는 ‘한번 더 500만원’이라는 이름의 혜택도 마련했다.

이 제도는 김영섭 KT 대표가 고안한 아이디어로 전해졌다. 임직원이 보기에도 경쟁력 있는 인재를 적극 추천받아 영입하겠다는 취지다. KT 관계자는 “어느 분야든 잘하는 인재는 현업에 있는 직원이 가장 잘 알아본다”며 “좋은 인재를 추천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확실한 ‘당근’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KT엔 사내 임직원 추천제도가 있긴 했지만 유명무실했다는 전언이다. 추천한 인재가 회사에 입사했을 때 뚜렷한 혜택도 없었다.

통신 업계에선 이 같은 변화에 놀라는 눈치다. 사내 임직원 추천 제도는 그동안 ‘개발자 모시기’에 혈안이었던 플랫폼, 게임 업계에서 활발했다. 네이버는 2020년 ‘임직원 추천 영재 영입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임직원 추천 제도를 도입했다. 피 추천인이 입사 후 면 수습하면 추천인에게 200만원을 지급했다. 넥슨도 피 추천인이 채용돼 6개월 이상 일하면 사내 추천인에게 200만원을 포상했다.

KT가 정보기술(IT) 인력을 중심으로 1000명 규모의 채용 계획을 세운 것도 이례적인 변화로 꼽힌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신성장 영역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인재로 뽑는다는 목표다. 이 역시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사업을 이끌 중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KT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의 변화를 꾀하려면 기술 경쟁력을 두루 갖춘 인력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라며 “기술 인재를 대거 영입해 통신 위주에서 기술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