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천재' 르브렁 형제의 프랑스, 부산서 27년만의 메달 도전
프랑스는 유럽에서 4강권으로 꼽히는 탁구 강국이다.

그러나 독일, 스웨덴 등에 가려 다른 대륙에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국제무대에서 부진했다.

장필리페 가티엥, 파트릭 칠라 등 1990년대 스타들 이후 후계 양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유럽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우승 횟수는 4회로 독일(15회), 스웨덴(9회), 헝가리(4회)에 이어 4위지만, 마지막 우승이 1998년 에인트호번 대회로 26년 전이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오랜 기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준우승한 1997년 대회 이후 무려 27년 동안 입상하지 못했다.

그랬던 프랑스 탁구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상승세를 쌍끌이하는 건 르브렁 형제다.

동생 펠릭스 르브렁(6위)과 형 알렉시스 르브렁(22위)은 팀 내에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들이다.

특히 동생 펠릭스는 유럽 선수로 드물게 중국식 펜홀더를 사용한다.

2023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 안탈리아 대회 남자 단식에서 성인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펠릭스는 이후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세계 랭킹을 어느새 6위까지 끌어올렸다.

'탁구 천재' 르브렁 형제의 프랑스, 부산서 27년만의 메달 도전
17일 이틀째 일정을 소화하는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 선수 중 중국 선수 5명을 제외하면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가 펠릭스다.

펠릭스는 2006년 9월생으로 만 17세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비중국인 선수 중 최고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천재'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이유다.

르브렁 형제가 단체전 세계선수권에 데뷔한 건 2022년 청두 대회에서다.

당시 조별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프랑스는 16강전에서 잉글랜드를 3-2로 꺾었지만, 8강에서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르브렁 형제가 1, 2매치에서 차례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거짓말같이 3, 4, 5매치를 거푸 내주고 역전패하고 말았다.

25년 만의 세계대회 입상 꿈은 물거품이 됐다.

2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경험을 축적한 르브렁 형제는 더 강해진 모습이다.

부산 세계선수권 첫날인 16일 조별예선 4조 1차전에서 덴마크를 3-1로 물리치며 기분 좋게 스타트했다.

17일 2차전에선 알제리를 3-0으로 완파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르브렁 형제의 올해 목표는 2024 파리 올림픽의 홈 테이블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그에 앞서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는 이번 부산 대회에서 27년 만의 세계선수권 입상에 성공한다면 파리 메달 전망은 더 밝아질 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