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의 상업화를 중단한다.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LEQEMBI) 판매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다. 바이오젠은 31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 치료제 포트폴리오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아두헬름 100㎎/mL 정맥 주사제의 개발과 상업화를 중단하기로 했다. 시판 후 효능과 안전성을 추가로 입증하기 위해 진행하던 임상 4상 ENVISION의 연구도 종료한다. 바이오젠은 아두헬름의 판권 등을 원개발사 스위스 뉴리뮨에 반환했다. 아두헬름 프로그램 종료 비용으로 지난해 4분기 약 6000만 달러(8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회사 측은 이번 판단은 전략적 검토에 따른 것으로 안전성이나 유효성 탓은 아니라고 밝혔다. 바이오젠은 레켐비의 정맥·피하제형 상업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중 레켐비 피하제형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크리스토퍼 비바커(Christopher Viehbacher)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알츠하이머 선두주자로 다양한 질병의 병리, 환자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에자이와 함께 레켐비의 상업화에 집중하고,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통해 혁신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바이오젠이 상업화를 중단한 아두헬름은 세계 첫 아밀로이드베타 차단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다. 2건의 임상 3상 후 2021년 FDA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효능 및 약가 논란으로 보험 등재에 실패하면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왔다. 2021~2022년 누적 매출은 780만 달러(104억원)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아베크마’가 유럽에서 적응증 확장 승인 권고를 받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권고안을 검토한 후 2개월 이내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지난 26일(현지시간) BMS는 유럽의약품청(EMA) 인체의약품위원회(CHMP)가 아베크마를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성인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승인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베크마는 BCMA를 표적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T(CAR-T)세포치료제다. CHMP는 아베크마의 임상 3상 ‘KarMMa-3’ 결과를 토대로 승인에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KarMMa-3는 2~4회의 치료 이력이 있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이다. 지난해 12월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평균 30.9개월의 추적 기간 중 아베크마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3.8개월을 기록했다. 표준요법으로 치료받은 대조군 4.4개월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51% 감소함을 입증했다.2차 평가 지표인 객관적반응률(ORR)은 아베크마 투여군 71%을 기록했다. 44%는 완전관해(CR)를 기록했다. 대조군의 ORR은 41% CR은 5%에 비해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과 신경독성(neurotoxicity) 등의 부작용은 대부분 일시적이며 낮은 등급으로 나타났다. 아베크마 치료를 받은 환자 중 88%는 CRS를 경험했다. 4%의 환자에서 3·4등급의 CRS가, 1%의 환자에서 5등급의 CRS가 나타났다. 아베크마는 기존에 유럽에서 면역조절제(IMid), 프로테아좀 억제제(PI), CD38 단일항체 등 3회 이상의 기존 치료 이력이 있는 재발성 및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성인 환자의 치료에 대해 승인됐다. 앤 커버 BMS 부사장은 “이번 CHMP의 긍정적인 의견을 기반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초기에 아베크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EC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C는 CHMP의 의견을 검토해 2개월 이내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C 승인을 받을 경우 아베크마는 2회 이상의 치료 이력이 있는 재발성 및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성인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EC의 결정은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에 적용될 예정이다. 앞선 지난해 12월 아베크마는 일본에서 다발성 골수종 3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도 3차 치료제로 승인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FDA는 자문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아베크마의 승인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비만 치료제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가 새 비만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약 3400억원에 사들였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후보물질 확보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노보노디스크는 스위스 바이오텍 에라칼테라퓨틱스(에라칼)와 최대 2억3500만유로(약 3418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에라칼은 “노보노디스크와 경구용, 저분자화합물 약물개발에 협력하게 됐다”며 “식욕과 체중을 조절하는 새로운(novel) 메카니즘을 표적하는 플랫폼 기술”이라고 했다.두 회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후보물질에 관한 권리를 이전했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바이오텍 등은 해당 후보물질을 ‘ERA-379’으로 추정했다. ERA-379는 기존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표적 물질과는 다른 방법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계약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에라칼의 먹는 저분자화합물 개발·판매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갖게 됐다. 베이 장 노보노디스크 당뇨·비만·비알콜성지방간염(MASH) 부문 책임자는 “에라칼은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성 질환 치료물질을 발굴하는 데 독특한 접근법을 갖고 있다”며 “에라칼과 협업해 플랫폼의 가치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했다.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파이프라인 확보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위고비(노보노디스크)와 젭바운드(일라이릴리)를 보유한 대표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8월 한 달 새 비만 치료제 기업만 두 곳을 사들였고, 일라이릴리도 지난해 7월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버사니스바이오를 인수했다.미국 머크(MSD)도 참전했다. 로버트 데이비스 MS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골드만삭스그룹이 주최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체중 감량과 당뇨병 치료에 효과적인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1월 중국 에코진으로부터 비만 치료 후보물질을 최대 2조6350억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억달러에서 2030년 10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