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빌딩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모습. 사진=한경DB
오피스빌딩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모습. 사진=한경DB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이 2006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이후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2023년 연간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시장 분석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된 상업·업무용 빌딩은 총 1만2897건으로 전년 1만7713건과 비교해 27.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은 2022년 36.5% 줄어든데 이어 2년 연속 급감하면서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를 공개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675건이 거래됐고 7월에는 1198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12월 거래가 1107건으로 마무리되며 연말 반등에도 실패했다.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 역시 2022년 48조6278억원에 비해 44.1% 급감한 27조1635억원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거래량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울산의 감소율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지역의 2023년 거래량은 199건으로 2022년 352건과 비교해 43.5% 줄었다. 서울과 경기 역시 각각 33.5%, 34.1%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어서 제주(-33.5%)와 광주(-32.6%), 대구(-32.4%)가 30%대 거래량 감소률을 보인 곳으로 집계됐다.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 및 거래금액 추이. 사진=부동산플래닛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 및 거래금액 추이. 사진=부동산플래닛
어렵사리 거래된 빌딩도 대부분 가격대가 50억원을 밑돌았다. 지난해 거래된 빌딩 가운데 92.4%(1만1917건)가 50억원 미만이었고, 10억원 미만 빌딩도 전체의 63.2%(8153건)를 차지했다. 반면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빌딩은 4.6%(594건), 100억원 이상 빌딩은 3.0%(386건)에 그쳤다.

지난해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383건(거래금액 4004억원)을 기록한 경기도 화성시다. 이어 경기도 김포시가 265건(2322억원), 서울 강남구가 199(3조1042억원)건, 경기도 파주시가 186건(167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거래된 상업·업무용 빌딩 중 가장 비쌌던 곳은 서울 송파구 '삼성SDS타워'로, 8500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경기 성남 분당구 '알파돔타워'가 6914억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고 서울 중구 '서울로타워'가 3080억원, 서울 송파구 '문정프라자' 2850억원,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스퀘어' 2435억원 순이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은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속에 2년 연속 거래량이 하락하며 지난해 역대급 거래 절벽을 겪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미국 금리 인하 소식이 있지만, 그 시점이 불투명하고 국내 시장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간에 상황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