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정부가 이혼 후 자녀 양육에 관해 부모 양측에 자녀 친권을 인정하는 '공동 친권' 도입을 중심으로 한 민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NHK 등 3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일본 현지 법무상 자문기구인 법제심의회의 가족법제부회가 정리한 개정안에 따라 이혼 후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중 한쪽이 아이의 친권을 갖는 현재의 '단독 친권'에 더해 이혼 후에도 아버지와 어머니 쌍방에 친권을 인정하는 '공동 친권'을 도입한다.

개정안은 부모는 혼인 관계의 유무와 관계없이 자녀와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자녀의 이익을 위해 서로 인격을 존중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명기했다. 이혼 후에도 부모 쌍방이 자녀의 성장을 책임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현행 민법에서 혼인 중에는 부모가 공동으로 실시한다고 규정된 친권을 혼인 중에 한정하지 않고 이혼 후에도 쌍방이 가질 수 있도록 명기했다.

현재 일본 내 이혼 건수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협의이혼에서는 부모 간 협의로 친권자를 정하고 있다. 합의할 수 없는 경우나 재판이혼에서는 가정재판소가 부모나 자녀의 관계를 고려해 친권자를 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부모 협의에 따라 공동 친권인지 단독 친권인지를 결정하고,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가정재판소가 친권자를 정하도록 했다. 가정폭력(DV)이나 자녀에 대한 학대가 인정된 경우에는 단독 친권이 유지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구체적인 운용과 지원 방법 외에 역할이 커지는 가정 법원의 체제 정비 등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양육비를 확보하기 위해 압류를 쉽게 하거나 이혼 시 합의나 협의가 없어도 일정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등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다만 기존에 이미 이혼한 부부도 대상으로 할지는 명기하고 있지 않아, 향후 검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성은 민법 등의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해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할 방침이다.

후생 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미성년 아이가 있는 부부의 이혼 건수는 연간 약 10만건,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이는 약 20만명에 달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단독 친권에 한정해 온 현행 제도에서 큰 전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