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등에서 사용하는 자해 방지용 펜…CCTV 다큐 방영 후 관심

중국중앙TV(CCTV)의 부패 척결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중국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비리를 참회할 때 사용한 펜의 매출이 급증했다고 관영 통신 신화사가 15일 보도했다.

중국서 前축구대표팀감독 '비리 참회 서명 펜' 인기…9만개 팔려
CCTV는 지난 9일 부패 척결 4부작 다큐 '지속적인 노력과 깊이 있는 추진'의 마지막 편에서 매관매직, 승부 조작, 뇌물 수수 등 중국 축구계에 만연한 비리를 고발했다.

이 다큐에서 리톄 전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맡기 위해 자신이 감독으로 있던 슈퍼리그 우한 줘얼 구단의 '윗선'과 자신이 총 300만 위안(약 6억4천만원)의 뇌물을 중국 축구협회 회장과 사무총장에게 건넸다고 고백했다.

또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뒤 우한 줘얼 구단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고 실력이 부족한 이 팀 소속 선수 4명을 국가대표로 발탁했으며, 프로 리그 경기에서도 경쟁팀 감독에게 거액의 금품을 주고 승부를 조작했다고 진술했다.

리톄는 방송 말미에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진술서에 서명하면서 일명 '안전 펜'을 사용했다.

이 방송 직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이 펜의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누리꾼의 관심을 끌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서 이 펜은 불과 며칠 새 9만 개 이상 팔리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리톄'를 검색하면 '리톄가 사용한 펜'이라는 소개와 함께 유사한 펜들이 뜬다.

가격은 4∼15위안(약 740∼2천800원)으로 다양하다.

리톄가 서명한 펜은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범죄 용의자의 진술을 받을 때 사용하는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소개했다.

자해하거나 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길이가 짧고, 펜 끝부분이 뭉툭한 데다 펜촉이 수축해 안으로 들어가도록 설계됐으며 윗부분은 둥근 원 모양으로 제작됐다.

누리꾼들은 "펜이 짧아 휴대가 간편하고, 펜촉에 찔려 구멍이 나거나 무심코 입에 물어도 삼킬 염려가 없다"며 "디자인도 세련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펜이 인기몰이하는 것과 관련, 누리꾼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부패를 고발했더니 범죄자가 사용한 펜에 주목한다"며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을 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축구계에 부조리가 만연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라며 "새롭고 신선한 것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