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뒷걸음질치는 등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각각 6주, 7주 연속 하강 곡선을 그렸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부각 등에 따른 매매심리 위축 속에 지역별 선호 단지에서 일부 급매 거래가 이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전국 아파트값 7주 연속 하락…서울 25개구 모두 떨어져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지난 8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5%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 이후 7주 연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도 0.04% 내렸다.

서울 25개 구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4월 첫째 주 이후 9개월 만에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송파구(-0.11%)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면적 178㎡는 작년 12월 43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같은 면적 아파트가 46억8000만~48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불과 한 달 새 3억7000만~5억4000만원가량 내린 가격에 거래됐다.

노원구(-0.07%) 강북구(-0.06%) 구로구(-0.06%) 등도 낙폭이 컸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저렴해 20·30대 중심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가 몰렸다. 지난해 말부터 고금리와 매물 증가, 거래 부진 등이 맞물려 영끌 매수가 몰린 지역의 하락 폭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불확실한 금융 상황과 부동산 경기 위축 우려로 매수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가격 하락 속에 일부 선호 단지에서도 급매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337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월 1840건에 이어 지난달 1442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0.03%→-0.04%) 경기(-0.07%→-0.07%)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띠고 있다. 지방에서는 대구(-0.07%→-0.10%) 부산(-0.06%→-0.07%) 등의 하락 폭이 커졌다.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전국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03% 올랐다. 25주째 상승세다. 서울은 0.08%로 34주 연속 올랐다. 지방 전셋값은 4주째 보합을 나타냈다. 시·도별로 보면 대전(0.10%) 전북(0.07%) 충북(0.06%) 등이 상승했고, 대구(-0.04%) 부산(-0.04%) 경북(-0.03%) 등은 하락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