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주가 요동치는 행동주의 타깃 종목…설득력 있는 명분과 근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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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대표, 행동주의가 수익률 보장하지 않아
행동주의 전략 결국 주주총회의 표 대결 중요

행동주의 펀드, 언론 등 매스컴 활용 능력도 갖춰야
설득력 있는 명분과 근거 제시해야…테마주 변질은 주의
[마켓PRO] "주가 요동치는 행동주의 타깃 종목…설득력 있는 명분과 근거 중요"
"행동주의 투자, 무조건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득력 있는 명분과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메자닌과 개별 종목 투자에 강점을 지닌 한 자산운용사의 대표 A씨는 최근 주주 행동주의를 주요 투자 전략으로 삼는 전문 펀드가 여럿 생겨났으나 아예 반응하지 않는 종목도 상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행동주의 전략은 투자처의 주가가 내재 가치보다 부진한 원인을 찾아내 공격적 행보로 시정을 요구한다. 최대주주나 경영진의 비효율, 비도덕적 행태를 파고들기도 한다. 행동주의에 나서는 펀드들은 주로 주주가치 확대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행보는 매섭다. 주주 서한을 보내는 등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행동주의 타깃 종목의 주가는 요동친다. 지난해 말 MBK파트너스가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나서자 1만원대 불과하던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한때 2만원을 웃돌았다. 이후 공개매수가 불발되자 주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갔다.

A씨는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상당수 행동주의 펀드가 주총 안건을 검토하느라 분주한데, 상법상 주주제안 안건은 주총 6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면서 "이달부터 주주총회 안건이 쏟아질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전략이 큰 효과를 보기 위해선 주주총회의 표 대결이 중요한다. 승기를 잡으려면 당연히 설득력 있는 명분과 근거를 제시해 다른 주주를 설득해야 한다. A씨는 "언론 등 매스컴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행동주의 펀드의 중요한 능력"이라며 "행동주의 펀드가 내세우는 명분이 설득력을 가지는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발한 행보가 주식시장엔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투자자 보호장치가 사실상 전무했던 국내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해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량주 등 국내 상장 기업들의 저평가를 일부 해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발생했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다. 당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상대로 시기적절한 전략을 구사한 덕에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냈다. 주주 제안을 관철시키는 것과 동시에 이 전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의 연결고리를 끊어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의 행보가 단기투자나 테마주로 변질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A씨는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행동주의펀드가 저격하는 기업에 일단 따라 들어가는 단타 매매 형태를 보이는데, 만약 행동주의펀드가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개인투자자들이 짊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행동주의 전략이 무조건 수익성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행동주의가 투자하면 주주 환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에 주가가 오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지난해 트러스톤운용이 공개적으로 주주 관여에 나서고 있는 태광산업 주가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이후 주가가 되레 하락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