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全 점포 새해 '아트 마케팅'…제프 쿤스 52억 석고상 등 전시·판매
현대백화점은 2024년 갑진년 새해 출발과 함께 아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에게 보다 풍성한 예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캐치프레이즈를 새롭게 만들고, 그에 걸맞은 ‘아트테인먼트(Art+Entertainment)’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1082억원짜리 작품 전시

현대백화점은 ‘더 아트풀 현대(The Artful HYUNDAI)’를 2024년 아트 마케팅 캐치프레이즈로 선정했다. 아트풀은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와 가득하다는 의미를 지닌 형용사 풀(Full)의 합성어다. 백화점과 아울렛을 예술이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고객 일상에 영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캐치프레이즈를 구현하기 위해 16개 백화점과 8개 아울렛 등 전국 24개 전 점포에 ‘아트 스폿’을 만들어 세계적 예술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한다. 국내외 미술관이나 화랑 등과 협업해 최고 수준의 전시회를 여는 등 아트테인먼트 콘텐츠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새해 첫 전시로 더현대 대구 1층 더스퀘어에서 제프 쿤스의 대표 작품 ‘게이징 볼’ 연작 ‘켄타우루스와 라피테스 처녀(2013)’(사진)를 유통업계 최초로 전시 및 판매 중이다. 전시 기간은 오는 3월 31일까지다.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는 2019년 미국 크리스 뉴욕 경매에서 작품 ‘래빗’이 9107만5000달러(약 1082억5000만원)에 낙찰돼 생존하는 예술 작가로는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신화 속 켄타우루스와 라피테스의 전투를 묘사한 높이 2.2m의 석고 조각상이다. 세계적 미술 박람회 ‘프리즈 서울 2023’에서도 소개돼 호평받은 바 있다. 판매가는 약 52억원이다.

○나폴리 국립박물관이 현대백화점에

다른 점포에서도 수준 높은 전시가 진행된다. 판교점에서는 12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미국의 떠오르는 아티스트 아담 핸들러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전시에서는 ‘왓 메이크스 미 해피(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를 주제로 오일스틱(막대 형태의 유화 물감)을 활용한 이색적인 회화 신규 작품이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디큐브시티는 다음달 15일까지 ‘행복을 그리는 작가’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온 에바 앨머슨이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회화와 조각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또한 국내외 권위 있는 미술관박물관화랑과의 협업도 확대한다. 내년 3월과 9월에는 국내 유수 화랑 및 예술 기관과 손잡고 판교점무역센터점에서 대형 아트페어를 개최한다. 내년 상반기엔 14세기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총망라한 전시회를 열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 갤러리 ‘로빌런트 보에나’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알트원에서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해 ‘라울 뒤피전’을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제프 쿤스의 작품을 시작으로 전국 백화점과 아울렛에 국내에서 만나보기 어려웠던 예술 작품들을 지속해서 선보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