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바이오는 골대체재인 ‘노보시스 퍼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고 2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인체 삽입용 의료기기가 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첫 번째 사례다.노보시스 퍼티는 인간 유전자 재조합 골형성 촉진 단백질(rhBMP-2)을 적용한 골 대체재이다. 뼈가 손상됐을 때 인체 내 줄기세포를 골세포로 분화해 새로운 뼈 생성을 돕는다. 시지바이오는 올 상반기에 노보시스 퍼티의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하는 미국 확증 임상을 신청할 계획이다.FDA 혁신의료기기 지정은 획기적인 의료기술을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유전자치료제 개발회사 알지노믹스는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 ‘RZ-001’을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는 임상 1b·2a상 계획(IND)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알지노믹스는 간세포암으로 진단받은 50명 내외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RZ-001을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표적치료제 ‘아바스틴’ 등과 함께 투여해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은 간세포암 1차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로슈의 항암제다. 알지노믹스는 이번 임상에 사용할 티쎈트릭을 로슈에서 제공받는다.알지노믹스는 미국에서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RZ-001의 단독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산업화 수준은 아직도 19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고가의 세포치료제 가격을 낮추려면 공정을 자동화할 필요가 있습니다.”칼 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사진)는 국내 언론과 최초로 한 인터뷰에서 비싼 세포치료제의 단가를 낮추는 열쇠로 ‘공정 자동화’를 꼽았다. 그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첫 번째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해 암 치료의 판도를 바꾼 인물이다. CAR-T 치료제는 암세포만을 찾아 공격할 수 있도록 조작한 세포치료제다. 한 번의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어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CAR-T 치료는 환자의 세포를 추출해 약을 만든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모든 과정은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치료제 단가를 높이는 원인이다. 국내 기준 킴리아 가격은 약 3억6000만원이다. 준 교수는 “과거 기술자들이 수작업으로 생산하던 자동차를 이제는 로봇이 만드는 것처럼 세포치료제도 자동화 공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제조 공정 자동화는 저렴하게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뿐 아니라 CAR-T 개발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준 교수는 “치료 비용을 7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초연구부터 마케팅, 제조, 상업화가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2일 기준 세계적으로 약 1300건의 CAR-T 치료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2010년 기준 3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5조원 규모인 CAR-T 시장은 2032년 약 115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9.8%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가 매출 10억달러를 넘겨 첫 블록버스터 CAR-T 치료제가 탄생하기도 했다.준 교수는 “각각 세부 암종에 따라 서로 다른 CAR-T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FDA 승인을 받은 CAR-T 치료제 6종은 모두 혈액암 치료제로 고형암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그는 세포 엔지니어링 기술이 발달하며 새로운 치료제가 빠르게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례로 CAR-T 치료제의 재료를 T세포가 아닌 자연살해(NK)세포, 대식세포(M) 등 다른 면역세포로 바꿔 치료제 효과를 높이는 연구가 활발하다. 암뿐 아니라 관절염,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등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준 교수는 “향후 10년 안에 공정 자동화와 고형암 CAR-T 개발이 모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소아암 환자를 대상으로 CAR-T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준 교수는 “소아 환자는 성인보다 화학요법 부작용이 크고 재발률도 높다”며 “성장발달이나 신경학적인 영향이 있어 더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작용이나 독성이 화학요법보다 적은 CAR-T 치료제가 언젠가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할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펜실베이니아=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