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소재 삼성전자 사옥. 사진=임대철 기자
서울 서초동 소재 삼성전자 사옥. 사진=임대철 기자
삼성전자 직원들은 이번 겨울이 유난히 춥다. 성과급이 상당폭 깎인 결과다. 이 회사 시스템LSI사업부의 연초 성과급은 0%로 책정됐다. 지난해 상당폭의 적자를 기록한 결과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공급하면서 적자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연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이 제품의 사양을 놓고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탑재하는 AP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이다.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구현하는 데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갤럭시S24 시리즈(울트라·플러스·기본 3종)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최신 AP인 엑시노스24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가 동시에 탑재될 전망이다. 최고급 모델인 갤럭시S24 울트라에는 스냅드래곤8 3세대가 들어가고 플러스·기본에는 시장에 따라 엑시노스2400과 스냅드래곤을 교차 탑재할 전망이다.

갤럭시 성능 논란이 불거지면서 엑시노스 AP 비중이 줄더니 지난해 갤럭시S23과 Z플립·폴드5에는 퀄컴 AP만 들어갔다. AP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지난해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도 큰 폭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AP 출하량 점유율은 2022년 2분기 8%에서 지난해 3분기 5%로 3%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미디어텍(33%) 퀄컴(28%) 애플(18%) 중국 UNISOC(13%) 등에 이은 5위다.

갤럭시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면서 시스템LSI사업부가 올해 흑자전환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분기에 스마트폰 AP 구매에 8조9898억원어치를 썼다. 2022년에는 AP 구매에 11조3790억원을 썼다. 지난해 AP 가격이 2022년에 비해 20%가량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AP 구매액은 10조~1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400 역량 강화에 온 힘을 쏟았다. 지난해 열린 ‘삼성 시스템 LSI 테크데이 2023’에서 공개한 엑시노스 2400은 AI 성능이 대폭 강화된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AMD의 최신 아키텍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엑스클립스 940을 품고 있다. 전작(엑시노스 2200)과 비교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테크데이를 통해 엑시노스 2400을 스마트폰에 장착해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 등 AI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