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선(先)구제 후(後)구상’을 골자로 하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나섰다. 쟁점 사항을 놓고 국민의힘과의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소위원회 의결 절차를 우회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7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논의를 위해 안건조정위를 열어달라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요청했다. 국회법상 상임위원회 재적위원의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안건조정위를 구성할 수 있다. 국토위는 29명 중 17명이 민주당 소속이어서 안건조정위 단독 소집이 가능하다.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도 민주당(3명)·정의당(1명) 등 야당 위원이 4명이어서 국민의힘(2명) 동의 없이 일방 처리가 가능하다. 안건조정위에서 의결되면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전체회의로 직행한다. 한 관계자는 “국토위 상임위원장도 민주당 소속이어서 일단 안건조정위만 넘기면 전체회의 단독 처리도 가능하다”고 했다.

여야는 전세사기 특별법 보완에는 공감하면서도 ‘선구제 후구상’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정부에 보증금채권 매입을 요청하면, 일정 절차를 거쳐 매입해 보증금을 우선 내주자는 입장이다. 정부·여당은 “전례가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