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야구계·재정전문가 분석 보도…"구단에 엄청난 횡재"
"LA다저스, 오타니 연봉지급 유예로 10년간 1조원 이득 가능"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초대형 계약이 여러 화제를 낳은 가운데, 연봉 총액 대부분을 10년 뒤부터 받기로 한 조건이 구단 측에 막대한 이득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지 일간지 LA타임스(LAT)는 지난 19일(현지시간)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의 이득? 오타니 쇼헤이의 계약이 어떻게 다저스를 MLB 금융 왕으로 만들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LA다저스가 이번 계약으로 얻는 재정적 이익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 신문은 우선 다저스가 오타니를 앞세워 연간 5천만달러(약 652억원)에 달하는 마케팅·광고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더해 오타니가 전체 계약 금액 7억달러(약 9천100억원)의 97%에 해당하는 6억8천만달러(약 8천900억원)를 10년 뒤부터 받기로 한 계약 조건은 구단에 훨씬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LAT는 분석했다.

이 조건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게 했고, 장기적으로는 재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LAT는 구단 측이 오타니에게 넘기지 않고 보유하는 6억8천만달러를 자본시장에 투자하면 연 10% 복리를 가정할 때 10년 뒤 약 17억달러(약 2조2천억원)로 불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역대 연평균 수익률이 약 10%라고 덧붙였다.

"LA다저스, 오타니 연봉지급 유예로 10년간 1조원 이득 가능"
다저스 구단주인 마크 월터는 금융투자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모리 에런 MCA 파이낸셜그룹 설립자 겸 회장은 "이번 계약은 다저스에 재정적 횡재가 됐다"며 "그들은 이번 계약으로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미래 화폐가치 하락을 고려해 오타니 몸값의 실제 가치를 4억6천만달러(약 6천억원)로 계산했는데, 에런 회장은 오타니가 포기해야 하는 투자 수익을 고려하면 실제 가치가 2억3천300만달러(약 3천억원)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런 회장은 "이 정도가 현재 가치 기준으로 오타니가 받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며 "(받은 돈을) 재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가 감수하는 기회비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번 계약을 하면서 다저스의 연봉 상한제와 사치세 지출 등 각종 문제를 고려해 통 큰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타니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입단 기자회견에서 연봉 수령 유예 조건에 관해 "대형 계약엔 늘 붙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내가 지금은 조금 적게 받더라도 구단의 재정 문제가 유연해진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계약에 대해 "내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놀라운, 사심이 없는 행동이며 승리에 대한 의지이기도 하다"며 "그는 현재 가치의 인플레이션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