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이름 등을 낙서 후 도주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10대 남녀가 19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붙잡혀 들어오고 있다. 뉴스1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이름 등을 낙서 후 도주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10대 남녀가 19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붙잡혀 들어오고 있다. 뉴스1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한 후 도주한 범인이 10대 미성년자로 밝혀지면서 부모가 복구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장에 낙서한 임모(17)군과 공범 김모(16)양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지난 19일 저녁 체포돼 조사받았다. 이들은 범행 전 해당 불상자로부터 10만원을 각각 5만원씩 두 차례에 나눠 받았다. 낙서 테러의 대가는 총 10만원, 인당 5만원이었다.

범행에 사용된 스프레이는 임군과 김양이 직접 구매했고, 사용 이후 버렸다.

문화재청은 임군과 김양의 범죄 이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 처리 전문가 등 20명이 화학 약품 처리, 레이저 세척 등 작업을 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복궁 담장 낙서 복구 작업 / 사진=연합뉴스
계속되는 경복궁 담장 낙서 복구 작업 / 사진=연합뉴스
또한 문화재청은 물감이 석재에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민간에서 장비 3대를 대여 중인데, 이 비용만 하루에 약 450만원이다. 복구 시간이 장기화될수록 비용은 늘어나게 된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은 복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복구 비용을 어디까지 봐야 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약품비와 기계임대료 뿐 아니라 투입된 인력 등에 대한 비용까지 산정하면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부모의 배상 책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부터 책임 능력이 있다고 보지만, 부모의 관리 소홀이 입증된다면 배상 책임도 함께 지게 된다.

한편 경찰은 21일 중으로 임군과 김양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문화재 훼손 행위를 중대범죄로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피의자들의 연령과 진술 내용, 도주·증거인멸 우려, 형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