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향 안정될 것…레버리지 투자 신중해야"
“내년 집값은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일 것입니다. 단기 수익형 투자나 레버리지(빚)에 의존하는 투자엔 신중을 기해야 할 때입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CERIK) 원장(사진)은 20일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시장 내 불확실성, 금융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시차 등을 충분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은 현재 ‘3고(高) 현상과 저성장의 덫’에 걸려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고물가(인플레이션)·고금리·고환율이 겹쳐 국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했고 소비·투자도 위축되면서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건설·부동산 시장은 위기의 악순환이 가동되고 있다”며 “이는 거시경제 어려움에다 그간 부동산 정책이 수요 억제 정책에 치중한 영향”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최근 건설·부동산 시장은 선행지표가 대부분 좋지 않은 분위기”라며 “내년 건설·부동산 경기도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내년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건설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올 들어 분기 수주 하락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년에 이어 건축 착공 면적도 줄고 있다. 이 원장은 “올 들어 10월까지 기준으로 비주거 착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2%, 주거 착공은 42.2%나 줄었다”며 “같은 기간 주택 인허가·착공·분양 물량도 전년 대비 각각 36%, 59.1%, 35.2% 감소했다”고 했다.

수요 선행지수 역시 소폭 증가세지만 여전히 활발하진 않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한동안 다소 늘었던 주택 매매거래량은 9월 이후 다시 둔화세를 타고 있다. 신축 수요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 원장은 “올해 청약 경쟁률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지만 실제 계약률은 다른 해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여전히 소비자가 시장을 보는 눈이 차갑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 원장은 내년에도 건설·부동산 시장은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선행지표가 감소하는 와중에 고물가와 경제 저성장, 금융 여건 어려움 등이 겹칠 것”이라며 “건설 수주와 투자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엔 전국에 걸쳐 주택 매매가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수도권은 1%대, 지방은 3%대 하락세를 보이는 등 지역과 주택별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전세 수요는 추가 유입이 예상된다”며 “이 때문에 전셋값은 전국 2%가량 오를 전망”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