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4월부터 일본에서 일반인이 자가용을 이용해 승객을 유료로 실어 나르는 ‘라이드셰어링’(차량공유)이 허용된다. 택시 기사 부족으로 지방 교통 인프라가 붕괴할 위기에 처한 데 따른 변화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내년 4월부터 택시가 부족한 지역과 시간대에 한해 라이드셰어링을 허용하기로 확정하고 연내 관련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18일 보도했다. 2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주재하는 ‘디지털 행정개혁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일본의 라이드셰어링은 우선 택시회사가 운영을 전담하는 절충형으로 도입된다. 택시회사가 운전사 교육, 운행 관리, 차량 정비 관리 등을 담당하고 일반 운전면허 소지자를 활용해 택시 기사 부족을 보완하는 구조다. 택시회사의 배차 앱 데이터를 활용해 택시가 부족한 지역과 시간대를 명확히 구분한 뒤 그 지역과 시간대에만 라이드셰어링을 허용할 방침이다. 도심 지역도 택시가 부족한 시간대에는 라이드셰어링을 허용한다.

일본 정부는 택시회사가 아니라 민간 사업자가 라이드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전면 허용하는 안도 내년 초부터 논의할 계획이다. 내년 6월까지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

일본에서 택시를 운전하려면 2종 면허가 필요하다. 일반 면허증 소지자가 유료로 손님을 실어 나르는 행위는 도로운송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일본 정부가 방향을 튼 것은 택시 기사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2019년 29만 명이던 택시 기사는 올 3월 23만 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승객이 크게 감소하자 택시 기사들이 다른 업종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라이드셰어링을 허용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해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