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년 대선 출마"…2030년까지 장기집권 노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8일 발표했다. 러시아 대선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을 시상하는 자리에서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전날 러시아 상원은 대선 날짜를 내년 3월 17일로 확정했고,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투표를 내년 3월 15~17일 사흘 동안 시행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출마 선언은 대선을 100일 앞두고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이 장기 집권 의사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그는 1999년 12월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이 중도 퇴임한 뒤 권한대행을 맡았고, 이후 현재까지 대통령이나 총리 자격으로 권력을 유지해 왔다. 올해 71세인 그는 2000~2008년, 2012년부터 현재까지 네 차례 대통령직을 맡았다. 2008~2012년에는 총리를 지냈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면 기본적으로 임기가 2030년까지 6년 연장된다. 이에 더해 2020년 개헌을 통해 두 차례 더 6년 임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그가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도 집권할 수 있다.

이날 러시아 여론조사센터 브치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78.5%, 국정 지지율은 75.8%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출마 선언 전 “많은 사람이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대선에 출마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