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움바이오 “내년 기술수출 성과의 해…주주배정 유증은 없다”
티움바이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확신으로 전환사채(CB) 발행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8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티움바이오는 제2회차 CB 발행을 통해 185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185억원 중 사비를 들여 직접 5억원을 투자했다.

기관투자자 185억원 자금 조달에 대거 참여

티움바이오의 CB에는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DS자산운용 등 유수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최근 바이오회사들이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양날의 검이다. 지분구조 변동과 금융비용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주가 하락 부담을 흔히 안는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유상증자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현 주가 대비 20~30%(최대 할인율 기준) 낮게 발행가를 책정한다. 시장에 동일한 물건이 더 저렴하게 풀리면, 할인율만큼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티움바이오는 성공적인 투자금 유치로 약 28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김 대표는 “전반적으로 바이오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티움바이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금을 모집할 수 있었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당분간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보면 알찬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은 필요하겠지만, 절대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자금조달은 없을 것”이라며 “기술이전 등을 통한 계약금 등의 유입으로 안정적인 자금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자궁내막증 치료제 메리골릭스, 유럽 기술수출 기대

티움바이오는 내년 가장 기대되는 성과로 자궁내막증 치료제 파이프라인 메리골릭스(Merigolix)를 꼽는다. 메리골릭스는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작용제(GnRH) 길항제이다.

내년 상반기 유럽 임상 2a상 탑라인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환자 대상 84명의 대한 유효성을 볼 수 있는 데이터”라며 “유럽 기술수출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심한 생리통이다. 자궁내막증 치료제의 1차지표(primary endpoint)로 생리통 경감으로 설정한다. 메리골릭스의 유럽 임상 2상의 1차지표 역시 생리통 경감이다. 이중맹검으로 투약 12주 차에 측정한다.

유럽 2상은 중증 자궁내막증 관련 통증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위약군, 메리골릭스 320mg, 240mg, 120mg으로 총 4개의 군이다. 김 대표는 “통증 검사는 이중맹검이지만, 1~10 강도로 데이터가 표시되는 것은 볼 수 있다”며 “특정 대상자들은 통증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으며, 메리골릭스의 효과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시판 중인 GnRH 길항제 자궁내막증 치료제는 미국 애브비의 엘라골릭스, 미국 마이오반트의 렐루골릭스가 있다. 엘라골릭스는 저용량에서 반응률이 40% 정도에 불과하고, 고용량은 하루 두 번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렐루골릭스는 골손실의 부작용이 있다.

김 대표는 “메리골릭스는 경쟁제품 엘라골릭스보다 효능은 물론 안전성에서도 앞설 것”이라며 “메리골릭스는 복수의 용량을 가지고 있고, 하루 한 번 경구 복용으로 계열내 최고(best-in-class) 의약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기술수출을 통한 선급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2024년은 그동안 시장에 약속했던 것들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09시28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