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에 세대교체 바람 '솔솔'…조직 역동성 커지나
연말을 앞두고 국토교통부에서 고참 실·국장이 자리를 옮기는 세대교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적체된 인사를 해소하고 젊은 인재에게 새로운 보직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움직임이다. 새로운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는 시기와 맞물리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6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국토부 내부에선 세대교체 기준이 ‘행정고시 36회·1966년 출생 이전’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용퇴하는 것이다. 국토부에 기여한 선배가 역할을 마무리하고 후배를 위해 길을 터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역동성을 키우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번 세대교체 바람은 내년 초 새로운 보직의 공모가 시작되는 것과도 연관돼 있다. 국토부 주요 산하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 국가철도공단, 한국부동산원 등의 수장 임기가 내년 2월로 마무리된다.

새로운 수장을 선발하는 공모가 시작될 예정인 만큼 국토부 내부에서 능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선배가 나가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국토부 고위 공무원이 퇴임 후 역할을 수행한 자리인 데다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인물이 이사장이나 원장 공모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런 차원에서 행시 36회, 1966년생이라는 세대교체 기준이 거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토부 내부에서 이 같은 세대교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수 순서대로 승진하고 퇴직도 하는 게 맞는다는 기수론을 옹호하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기수 파괴로 능력 있는 후배 공무원이 승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토부 한 공무원은 “고시 출신 공무원이 정년까지 다닐 수는 없지 않냐”며 “순서대로 나간다면 그 정도 기수와 연배가 퇴직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 실장급 고위공무원의 주력 기수는 37기 안팎이다.

세대교체와 함께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 후보자는 행시 27회로 공직을 시작해 국토부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주택정책과장, 토지기획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10년9개월여 만에 국토부 출신 장관을 맞이하는 만큼 조직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고참 과장도 후보자와 일한 경험이 거의 없다”며 “박 후보자가 10년 동안 조직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에 나서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