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메라, 마칸 등 4도어 주력 제품 생산 거점
-트랙 테스트, 오프로드까지 모두 겸비해
-쾌적한 환경, 효율적인 시스템 눈길

독일 라이프치히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려 한적한 외곽마을에 도착했다. 입구에서부터 포르쉐를 상징하는 거대한 방패 로고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위장막을 씌운 테스트카들이 도로 위를 질주했다. 멀리서 보이는 독특한 원뿔 건물과 광활한 대지, 그 속을 채우는 수 백 여대의 개성 넘치는 포르쉐까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이 곳은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다.
[르포]꿈이 현실이 되는 곳,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

▲웰컴 투 포르쉐 월드
본격적으로 익스프리언스 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먼저 시선을 끄는 건 32m 높이로 솟아 있는 원뿔 모양의 건물이다. 멀리서 보면 공항 관제탑처럼 생겼고 마치 외계인을 고문해서 차를 만든다는 말처럼 그들이 머무는 우주선 같은 느낌도 든다. 대부분의 사람은 독특한 모양의 건물을 보고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기도 한다. 실제로 지역 랜드마크인 포르쉐 공장은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얻었다. 빛나는 성공 스토리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의 특성을 고려하면 참 잘 어울리는 명칭이다.

1층에는 브리핑 룸과 트랙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 등이 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교육장, 문화 체험 공간, 레스토랑 등이 위치한다. 또 포르쉐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차들이 전시돼 있는 공간도 흥미로웠다. 올라갈수록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전경도 펼쳐진다.

▲쾌적한 작업환경으로 공장 편견 지워
건물 바로 뒤에는 투명 유리로 표현한 공장이 있다. 포르쉐 최초로 선보인 SUV 카이엔의 탄생지이며 2003 년부터는 슈퍼 스포츠카 카레라 GT 1270 대를 이곳에서 수작업으로 만들기도 했다. 카이엔은 출시 초반부터 성공을 거둬서 2004 년에 공장 확장 작업이 이뤄졌다. 이후 꾸준히 프로세스 개선을 거듭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현재는 파나메라와 마칸 등 대표 4도어 라인업 생산 전략 기지로 활용 중이다.

내부는 놀라웠다. 평소 알고 있던 공장의 모습이 아니었고 그만큼 자동차 생산 장소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높은 층고와 탁 트인 채광은 주변을 금새 밝게 만들었고 식물과 나무 바닥이 따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친 기계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향기로운 냄새까지 은은하게 퍼지며 기분 좋은 첫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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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관계자는 "최대한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개선을 거쳤다"며 "직원들이 편하게 근무할 수 있게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거대한 작업장 곳곳에는 ‘한 팀, 한 라인, 세 개 동력’이라는 슬로건이 눈에 띈다. 티셔츠, 스티커, 게시판에도 적혀 있다. 단결을 강화해 팀워크를 높이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말이다. 현재 라이프치히에서는 직원 4,300 명이 매일 550 대가 넘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우리의 성공은 숙련되고 의욕적인 팀원들 덕분"이라며 근무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라이프치히 공장은 3교대로 가동되며 소규모 팀별로 운영해 작업한다. 모든 생산 과정과 확인은 디지털 기반이며 종이는 사용하지 않는다. 물류이동 기기는 전부 자동화이며 정해진 동선에 따라 자율주행했다. 이와 함께 공장 바로 옆에는 물류창고가 있어 필요한 부품을 즉시 조달했다. 심지어 물류창고마저도 자동화된 하이랙 시스템 도입으로 알아서 물건을 찾아 꺼내 운송한다. 즉 시간과 비용에서 크게 절약할 수 있으며 이는 생산 효율로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완전히 자동화를 이룬 조립 모듈 321 이다. 구동계를 얹은 섀시를 이곳에서 차체와 결합한다. 이와 함께 1,000 대에 이르는 최첨단 로봇이 직원을 지원하며 주로 사람이 처리하기 불편한 작업을 맡는다. 생산 끝 단에 갈수록 투입되는 사람의 양이 많아진다. 맞춤 옵션이 특징인 차의 성격을 고려해 각 작업자는 신중하고 정확하게 차를 제작한다. 또 일일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조립 상태를 크로스 체크 하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생산 라인 뒤에는 쇼파와 TV등 거실을 옮겨놓은 듯한 공간이 위치한다. 휴식을 취하거나 팀별로 회의를 하기 위한 곳이며 생산 시 발생하는 문제점을 다 같이 확인하는 장소로도 사용한다. 이 외에 뒤편에는 전용 사무실이 위치해있어 업무를 본다. 좋은 차가 나오기 위한 조건을 알차게 갖췄으며 주문을 넣고 기다리는 오너에게는 믿음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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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매력 극대화, 중독성 강한 프로그램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회원 가입이나 등록 없이 누구나 이곳을 방문할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은 물론 오랜 시간 포르쉐를 운전해온 오너, 혹은 그냥 지나가는 방문객도 상관없이 모두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직접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다.

포르쉐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이며 중심에는 트랙이 있다. 포뮬러 원 설계자 헤르만 틸케가 개발한 라이프치히 공장의 주행 트랙은 각 구간마다 세계의 중요 레이싱 트랙을 인용해 구성했다. 실제로 스즈카의 S 커브(일본 스즈카) 또는 파라볼리카 구간(이탈리아 몬짜)과 같은,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레이싱 트랙들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며 11 개의 화려한 곡선 구간과 3.7km 길이의 원형 서킷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서킷 내부에 신설된 2.2km 다이내믹 코스에는 인공비가 내리는 고속 주행 구간과 120m 직경의 원형 구간이 포함돼 있다.

오프로드 프로그램에서는 15가지에 달하는 시험 코스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대부분 자연 상태를 유지한 공장 부지에 조성했으며 암소 75마리, 조랑말 25마리, 꿀벌 300만마리 등 수 많은 야생 동물이 서식해 특별한 경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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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는 포르쉐 라이드를 비롯해 다양한 액티비티도 제공한다. 화끈하게 달리는타이칸 택시 드라이빙은 물론 생산 시설을 거쳐 서킷과 오프로드 코스를 관람할 수 있다. 차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생생하게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익스클루시브한 투어도 제공한다.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스포츠카에 대한 열정과 운전의 즐거움, 차의 가치를 우선에 두고 사람들에게 진한 포르쉐 매력을 전달한다. 그만큼 한 번 들어가면 빠져 나오기 힘들며 드림카 리스트 1순위에 포르쉐를 올리게 된다. 깊은 중독성으로 다시 한 번 꿈을 상기시키고 카 라이프 계획에 있어서 활기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