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인질 모두 데려오는 건 불가능"…가족들 분노
하마스와 휴전 결렬을 선언하고 가자지구 지상전을 강행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질 구출을 일부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해 인질 가족의 분노를 샀다.

5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의 가족들과 전시 내각과의 면담 과정에서 "현재로선 그들(인질들)을 모두 데려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럴(인질 전원 구출) 가능성이 있다면 누가 그걸 거부하겠느냐"고 반문도 했다.

하마스에 끌려가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이 170명에 이르는 터에 인질이 더 석방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법인 휴전 연장을 거부한 총리의 이날 발언에 가족들은 즉시 반발했다.

일부 가족이 하마스와 전쟁에 몰두할 게 아니라 당장 인질부터 데려오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면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면담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가족도 있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된 하임 페리(79)씨의 딸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아직 풀려나지 못한 사람들의 구출이 한시가 급하다"며 "하마스와 전쟁보다 인질을 데려오는 걸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질 가족 모임의 대표자 가운데 한명인 로넨 추르씨는 가족이 인질로 잡혀 있는 동안 가족이 겪은 공포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토로했다.

하지만 미리 써온 발언 내용을 읽은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 와이넷이 전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했던 대니 미란씨는 하레츠에 "오늘 면담은 수치였다"며 "(인질 가족과 면담을) 그렇게 진행하면서 어떻게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을 성토했다.

다른 인질의 가족은 "오늘 면담에서 희망을 찾지 못했다.

해법을 얻지 못했다.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카타르, 이집트, 미국의 중재로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하마스와 일시 휴전했다.

이 기간 이스라엘 국적 인질 70명이 외국인 인질 20여명과 함께 풀려났다.

그러나 이후 휴전 추가 연장 협상은 결렬됐고 하마스에 끌려간 약 240명의 인질 가운데 170명 가량이 돌아오지 못한 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소탕을 위한 지상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