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탄핵안' 극한 대치···밀려난 민생법안 441건 [사진 issue]
'중림동 사진관'에 쓰여진 기사는 한국경제신문 지면에 반영된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국회 탄핵안 처리 전 사의 표명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병언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병언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전날 늦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여 면직안을 재가했다.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김병언 기자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김병언 기자
이 위원장은 최근 주요 업무에서 차질이 생긴 데 이어 탄핵안 통과 시 몇 달간 직무 정지로 방통위 마비 상태가 올 것을 우려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탄핵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으나 민주당의 계획은 무산되게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민주당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 등 검사 2명에 대한 탄핵 처리는 강행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손·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각각 재석 180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 무효 2명, 재석 180명 중 찬성 174명, 반대 3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의결했다.


與 "국회의장, 중립 의무 망각"

김진표 국회의장이 30일 국회에서 본회의 개회에 항의하며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피해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30일 국회에서 본회의 개회에 항의하며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피해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보고한 이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일 표결에 부쳐 강행 처리할 예정이었다. 안건이 통과되면 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에서 탄핵안이 처리된 인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안동완 검사까지 5명으로 늘어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에 "방통위 의결 절차를 위법하게 운영하고, 언론·방송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위축시키는 헌법 및 법률 위반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적었다. 손 검사에 대해선 '고발 사주' 의혹을, 이 검사는 자녀 위장전입 의혹과 공무상 비밀누설혐의 등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 국회의장실 앞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회에 항의하며 농성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 국회의장실 앞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회에 항의하며 농성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탄핵이라는 무거운 의회 권한을 가벼운 정쟁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반발했다. 여당의 반발에도 30일 본회의를 열어준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중립 의무를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잡아둔 본회의 일정을 (김 의장이) 예산과 상관없는 탄핵소추안 처리를 위해 사용되도록 했다"며 75년간 이어온 국회관행과 합의 정신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고 항의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 사퇴 촉구 및 의회 폭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생법안 쌓일 대로 쌓였는데···"

김도읍 국회 법사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회 후 퇴장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김도읍 국회 법사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회 후 퇴장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탄핵안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정국은 더 경색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사실상 두 달째 가동되지 않아 처리해야 할 법안이 400여 건 쌓여 있다. 김의장은 본회의에서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12월2)이 다가왔고, 국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기본법 등 민생 법안도 쌓을 대로 쌓여 있다"며 그 어떤 것도 여야 간 합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김병언 기자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앞세워 헌재에서 기각 가능성이 높은 탄핵 카드를 무리하게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이 탄핵안을 이재명 대표 '방탄'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에 탄핵안이 보고된 이 검사는 최근까지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다. 민주당 강경파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까지 탄핵애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尹, 노란봉투법·방송법 거부권 행사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해 발언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해 발언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및 방송3법에 대해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후 세 번째가 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1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대통령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 대회를 열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1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대통령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 대회를 열고 있다. /김병언 기자
대통령실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사회·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거부권 행사가 현실화되면 야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신속히 법안을 공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