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상에 200t급 중국 화물선이 좌초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상에 200t급 중국 화물선이 좌초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접 해상에서 침몰한 중국 화물선이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승선원 없이 발견된 화물선 내부에 구명정과 소형선박이 남겨지면서다.

29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8분께 가거도 서쪽 약 10m 해상에서 200t급 중국 화물선 A 호가 좌초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화물선에는 구명정, 자체 동력장치가 달린 소형선박이 실려있었다.

해안으로부터 약 10m 떨어진 해상에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침수 상태였던 A 호는 밀물에 완전히 침몰했다. 해경은 조타실, 선실, 기관실 등 선박 내부와 주변 해상을 수색했지만, 승선원이나 익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 등 구조 당국에 접수된 구조요청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구명정이 그대로 남겨진 점에 미루어 승선원들의 밀입국을 의심하고 있다. 낚싯배 등으로 국내 조력자가 이들을 수송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금을 노리고 선박을 고의 침몰시키는 등 범죄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해경은 진도, 목포 등 가거도 인근 해안 항·포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밀입국에 이용된 소형선박이 해안에 버려진 채 발견된 사건은 최근에도 있었지만, 대형 화물선이 유령선처럼 표류하다가 침몰한 사례는 없었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