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빌라 사기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가 여전히 많은 데다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만큼 전셋값이 떨어지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17% 상승했다. 지난 6일 0.21%에서 2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지만 27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도 0.16%로 22주째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전세 매물은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전세 매물은 3만5596건이다. 1월 1일 5만4666건에서 지난달 1일 2만9831건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약 두 달 새 5000건 넘게 늘어났다.

일부 단지에서 보증금을 내려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에서 이달 체결된 전세 갱신 계약 17건 중 14건이 전셋값을 내렸다.

최근 대출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고, 가을 이사철 성수기가 끝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세 자체가 꺾이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세는 매매와 달리 실수요층이 탄탄하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다세대·연립)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에서 아파트로 이동하려는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무엇보다 내년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게 전셋값 강세를 이끌 변수라는 지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 집들이 물량은 1만921가구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입주 물량(3만2795가구)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